
젊었을때 일찍 준비해야 유리
담뱃값·충동구매부터 줄여야
"최근 금융회사의 TV 광고를 보면 은퇴설계 자금 5억플랜, 10억플랜 식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과연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가요?"
얼마 전 필자가 고객과의 상담자리에서 받은 질문이다. 모두가 공감을 할 수 있고, 고민을 해봐야 하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시간을 빌려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은퇴 혹은 노후를 쉽게 표현하자면 유년시절의 모습처럼 놀고, 먹는 시기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관건은 잘 놀고, 잘 먹어야 한다는 점인데, 이는 개개인이 젊은 시절부터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평균 60세에서 80세까지를 노후 시기로 정하고 이 기간 얼마의 자금이 있어야만 잘 놀고 잘 먹을 수 있는지 간단한 산수(라면 factor)를 통해서 계산을 해 보자.
먼저 20년간의 식비를 계산해 보자. 독자가 한 끼 식사를 3천원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아마도 편의점에서 김밥에 컵라면 정도를 사먹을 수 있겠다.
이 금액을 바탕으로 하루 세 끼를 해결한다고 가정하면 간식비용 1천원을 포함, 하루 식비가 1만원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한 달이면 30만원의 식비를 지불하게 되고, 1년이면 약 360만원을 지불하게 된다. 10년이면 3천600만원, 위에서 말한 것처럼 20년이라는 시간이라면 무려 7천200만원이 된다.
만일에 배우자가 살아있는 행운(?)이 있다면 식비는 그 두 배인 1억4천400만원이 필요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물가로 계산했을 때의 경우이고, 여기에서 매년 평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다면 수십년 뒤 독자가 노후를 맞이하는 시점에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노후자금 아니 노후식비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금융회사들의 은퇴자금 광고에서 말하는 5억플랜, 10억플랜은 어찌 보면 최소한의 비용을 말한 것일지 모른다.
대부분이 꿈꾸는 노후는 라면이 아닌 쌀밥을 먹고 여행을 다니며 문화센터에서 또래의 노인들과 여가를 즐기고, 손주들에게 용돈 줄 수 있는 멋쟁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산수로 우리는 멋진 노후의 삶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

하지만 담뱃값만 줄여도 한 달에 10만원 정도는 충분히 마련할 수 있고 쓸데없이 소비되는 간식비용, 지름신이 내려 충동구매한 쇼핑욕구만 자제한다면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다.
지금부터라도 가계부를 열고 불필요하게 지출되거나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조금씩, 부지런히 준비한다면 노후의 질은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프라임에셋 서울 옵티머스지사 구자윤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