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충식 인덕원초등학교장·경기도초등교장협의회이사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2016년부터 근로자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이를 도입하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정부가 고용지원금 등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니 시행시기만 기다리면 된다.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정년 연장도 아닌, 단축된 정년의 환원을 목말라하는 교원들의 바람은 정부, 국회 그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교육, 특히 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교육자에게 그 사명을 다할 수 있게 하는 요인으로 '긍지와 명예'는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형편은 '긍지와 명예'에서 많이 멀어져 있다. 좋은 교육을 기대한다면, 더 늦기 전에 교원의 사기 진작에 나서야 할 때다. 교원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요인인데 지금처럼 교원의 사기저하를 방치할 경우 우리 교육의 미래는 어둡다.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교원의 정년환원은 중요하다. 1998년 IMF 당시 국가적 위기에 동참한다는 명분아래 단행된 정년단축은 경력교사 1명을 퇴직시키면 초임교사 3명을 임용할 수 있다는 경제적 논리가 뒷받침되었지만, 그 후에 발생한 여러 문제들이 잘못된 정책임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축된 정년제도는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이제 단축된 정년은 환원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첫째, 교원만 제외된 정년환원은 불공평하며, 함께 환원되어야 한다. 당시 같이 이루어졌던 공무원 정년단축이 모두 원상으로 환원되었는데 유독 교원만 제외되고 있음은 형평성을 잃은 처사로 심각한 사기저하의 원인이 아닐 수 없다. 같은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교수와 법관은 65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다.

둘째, 교원정년 단축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정책이다. 캐나다(85세 정년)를 비롯하여 65세 이상의 정년제도를 도입하는 국가로는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선진국 대다수이며 70세까지 연장가능한 나라도 여러 곳이다.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를 중시하는 특성상 교원의 정년은 일반 공무원과 다른 것이 세계적 추세다.
셋째, 정년연장은 연금정책과 맞물려 국가적으로도 이익이 된다.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형편에서 연금 비용의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조기 퇴직을 억제하고 정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임금피크제 연계 등 보완에서 나타나는 이점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넷째, 학교 현장은 경륜있는 교원이 필요하며, 교원의 자질을 나이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 해결에서 경력 교원이 오히려 좋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은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제 '나이 많음이 무능교원'이라는 논리로 짓밟히고 꺾여진 교원의 자존심을 정년 환원을 통해 회복시켜야 한다. 더구나 늘어나는 학생, 학부모의 교권 침해와 급속하게 진행되는 학교교육력 약화 현상을 바로잡으려면 교원의 사기 회복이 시급하다.

/김충식 인덕원초등학교장·경기도초등교장협의회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