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공단 배후도시로 건설된 시흥시 정왕동 시화신도시가 공단에서 발생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고통의 땅'으로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와 매연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며 관계기관에 수년간 반복민원을 제기하며 절규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고유의 단속권만 움켜쥔 채 이렇다할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29일 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시화 신도시 주민들이 제기한 악취민원은 모두 818건으로 지난 98년 2천112건, 99년 1천479건과 비교하면 매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접수된 민원 중 절반이 넘는 461건이 악취가 심한 7~8월에 집중돼 전년도 같은기간(428건)보다 오히려 늘어난데다 공단 입주 업체도 급증 추세를 보여 앞으로 대기오염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말 현재 시화공단에 입주한 업체는 모두 2천464개로 이중 각종 오염물을 배출하는 곳이 737곳, 악취배출업체로 분류된 곳은 353곳에 달하고 있다.
 또 올해말까지 시화공단내에 120개의 공장이 추가로 들어설 것으로 보여 각종 오염물 배출업소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 살고 있는 주민은 3만5천300여세대 11만여명.
 주민들은 연중 심각한 악취와 매연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상당수는 두통을 호소, 병원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년간의 민원제기와 관계부처의 외면에 지친 일부 주민은 이미 이사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해 냉가슴만 앓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지난 98년부터 악취유발업체의 추가입주를 막는등 방지대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업체들은 야간이나 새벽시간을 틈타 오염물을 배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고된 악취민원 중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발생한 건수가 전체 96%인 784건에 달하고 있다.
 주부 박모씨(37)는 “여름철이면 악취로 인해 창문을 열어둘 엄두를 내지 못하고 동네 아이들도 유달리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安鍾先·李星昊기자·a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