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던 집주인이 세입자 집에 방화를 저질러 2명을 숨지게 했다.
13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47분께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의 한 빌라 1층 복도에서 2층에 사는 집주인 A(72)씨가 1층에 사는 세입자 B(51)씨와 층간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화를 못 이긴 A씨는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1층으로 다시 내려가 B씨에게 휘둘렀다.
A씨는 이후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성 물질을 이용해 B씨의 집에 불을 질렀다. 층간 소음 시비에서 비롯돼 집주인이 저지른 방화로 집에 있던 B씨의 딸(27)과 남자친구(27)씨가 숨졌다.
오후 5시57분께 발생한 화재는 이 빌라 1층을 다 태우고 30분여 만에 진압됐다. A씨는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보니, 이미 불이 번진 상태였다"며 "긴급히 한 명만 구출했고, 더이상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와 목격자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A씨의 병세가 호전되는 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해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