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위험을 막고자 양쪽 유방을 절제한 '졸리의 의학적 선택'이 그녀의 세계적 명성에 맞물려 상당한 파장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젊다면 젊은 38세의 유명 여배우가 통념을 뛰어넘는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유방암의 위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녀가 처한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설이 쏟아지고, 유명인들의 격려와 지지도 잇따르고 있다.
AP,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졸리처럼 유전자 변형으로 유방암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유방암이 다양한 이유로 발병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45만 8천 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유방암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이유다.
의료 전문가들은 '졸리의 선택'이 유전적인 유방암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졸리는 지난 14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나의 의학적 선택'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최근 유방암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BRCA1 유전자 변형으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유방암 절제술을 선택했다.
◇ "유방절제술은 가슴 찢어지는 선택…그러나 생명 구하는 길" = 런던에 본부를 둔 유방암캠페인 단체는 졸리의 '고백'이 유전적인 유방암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나아가 "졸리와 같은 여성에게 예방적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아야하냐를 결정하는 것은 가슴 찢어지는 일이지만 그것이 생명을 구하는 필수적인 방법임을 우리는 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0.2%의 여성에게서만 졸리와 같은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며 대체로 동유럽 유대계 혈통에서 이런 변형이 발견된다고 말한다. 이는 피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2005년에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유방암은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음주와 과체중, 운동부족, 임신지연, 모유수유 여부 등의 생활습관과 관계된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도 주요한 요인으로 대부분의 유방암은 50대 이상의 여성에게서 발병한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여성은 MRI(자기공명영상)와 유방조형술 촬영을 통해 암을 사전에 진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졸리는 기고문에서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일을 고백하게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그의 선택과 고백으로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
◇ "졸리, 우리 모두를 위해 고백해줘 고마워요!" = 졸리의 고백에 많은 유명인들이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CNN 여성 앵커인 조라이다 샘벌린은 14일 졸리의 고백이 나온 직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도중 졸리처럼 자신도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2005년 5월 유방암절제술을 받은 팝스타 카일리 미노그는 트위터를 통해 "졸리,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전세계 여성들에게 용기를 준 것에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성명을 내고 "스타 앤젤리나 졸리와 여성 앤젤리나 졸리는 다르지 않다. 그녀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쓴 글을 보면 그녀의 선택은 강했다. 우리는 그녀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상 모든 여성에게 선례를 보여주기 위해 그같은 결정을 했음을 안다"고 밝혔다.
배우 옥타비아 스펜서, 니나 도보레브 등도 트위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잇달아 졸리의 선택을 격려했다.
한편,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그가 과거 촬영한 상반신 누드 사진이 경매에 나올 전망이다.
dpa통신은 2001년 촬영된, 상의를 탈의한 채 말에 올라탄 졸리의 사진이 15일 런던에서 경매에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매는 졸리의 고백 이전부터 계획됐으며, 경매가로 3만8천400~5만3천760달러가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