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6개월이 지났다. 보기에 따라선 그 명암이 크고도 짙다.
무엇보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을 말하는 아베노믹스는 일본은행(BOJ)의 '과감한' 엔화 방출 등 금융정책을 앞세워 일본 국내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판도에 상당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6개월 만에 일본은 주가가 70%나 상승하는 등 효과를 크게 보고 있지만, 주변국은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하락 등의 여파로 부심하고 있다.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든다'는 화폐 가치 하향과 탈(脫) 디플레 정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의 향후 파급력에 세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에 따른 엔저 효과가 당초 의도대로 일본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해외투자 증가를 유발할 공산이 커지면서 주변국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 6개월간 엔화가치 달러당 20엔 하락, 주가 70% 상승 = 아베노믹스의 기점은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국회 해산을 선언한 지난해 11월14일이었다.
총선을 치를 경우 자민당 아베 총재의 총리 복귀가 확실시되자 시장은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엔화를 찍어내겠다"는 말에 반응하며 꿈틀대기 시작했다.
당일 오후 5시 현재 달러당 79.91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꼭 6개월이 지난 14일 달러당 101.38엔으로 21.47엔 올랐다.
통화의 종합적인 실력을 고려하는 '닛케이 통화 인덱스'에 따르면 6개월간 엔화가치 하락률은 22%였다. 하락률 2위인 영국 파운드화(4%)와 차이는 5배를 넘었다.
엔저를 배경으로 도쿄 주가는 급상승했다. 지난해 11월14일 닛케이 평균주가지수(종가)는 8,664.73이었지만, 5월14일에는 14,758.42로 6,093.69포인트(70.3%)나 뛰었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 기준 원유가는 킬로리터당 5만 1천570엔에서 6만 2천850엔으로 22% 상승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 주변국은 울상, 일본 혜택도 글쎄? = 15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엔저 효과는 일본에 별로 혜택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수출 업체들이 엔저 효과에 따라 해외 단가를 낮춰 수출 물량을 늘리기보다 고(高)마진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영국 기업들이 지난 2008년 당시 자국 화폐가 약세일 때 하던 행태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UBS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도노반은 신문에 "과거 영국 수출업자들처럼 현재 일본 기업들도 해외 단가를 그대로 놔둔 채 시장 지분을 유지하면서 엔저에 따른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일본이 이 방식을 따른다면 아베노믹스는 결국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배를 불릴 수는 있겠으나 일본 경제의 성장과 당초 아베노믹스 목표인 인플레 유인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어찌됐든 엔저에 따른 일본 수출업자들의 추가 수익은 현실로, 이 남아도는 돈을 어디다 풀지가 관건인데 현금 보유, 배당금이나 임금 증가, 국내생산 제고 가운데 하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지난 수년 동안 일본 기업들의 행태를 보건대 아베노믹스의 수혜는 해외 투자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신문은 "아베노믹스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면서 "경기 진작의 효과는 대체로 뉴욕과 런던에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들과 고객들, 켄터키에 지어질 일본 공장의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정작 아시아 각국은 이미 미국발 양적 완화 등에 따른 자본 유입을 충분히 경험한 터라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몰려오는 일본 투자자들과 은행들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아시아가 임박한 일본 현금의 파도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국내 채권시장에서 BOJ에 밀린 일본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고수익과 새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반면 일본 은행들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값싼 파이낸싱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 다수 국가는 인플레는 대체로 제어하고 있지만 지난 수년 동안 이어진 서방의 양적 완화와 느슨한 국내 통화정책 때문에 이미 경쟁력 저하와 자산 가격 급등, 대출 폭발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이에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과 더불어 일본판 양적완화 파장에 따른 자산 거품 리스크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홍콩 부동산 각겨은 지난 4년 동안 2배 이상 올랐고 필리핀 주식시장은 주가수익비율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신문은 한국과 호주가 지난주 금리를 전격 인하한 예를 들며 일부 국가들은 발 빠른 대응을 취한 반면 자본통제 가능성이 있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소비자 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곤경에 처한 형국이라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통화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4년 반래 최저로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반등하는 것은 1995년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을 말하는 아베노믹스는 일본은행(BOJ)의 '과감한' 엔화 방출 등 금융정책을 앞세워 일본 국내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판도에 상당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6개월 만에 일본은 주가가 70%나 상승하는 등 효과를 크게 보고 있지만, 주변국은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하락 등의 여파로 부심하고 있다.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든다'는 화폐 가치 하향과 탈(脫) 디플레 정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의 향후 파급력에 세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에 따른 엔저 효과가 당초 의도대로 일본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해외투자 증가를 유발할 공산이 커지면서 주변국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 6개월간 엔화가치 달러당 20엔 하락, 주가 70% 상승 = 아베노믹스의 기점은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국회 해산을 선언한 지난해 11월14일이었다.
총선을 치를 경우 자민당 아베 총재의 총리 복귀가 확실시되자 시장은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엔화를 찍어내겠다"는 말에 반응하며 꿈틀대기 시작했다.
당일 오후 5시 현재 달러당 79.91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꼭 6개월이 지난 14일 달러당 101.38엔으로 21.47엔 올랐다.
통화의 종합적인 실력을 고려하는 '닛케이 통화 인덱스'에 따르면 6개월간 엔화가치 하락률은 22%였다. 하락률 2위인 영국 파운드화(4%)와 차이는 5배를 넘었다.
엔저를 배경으로 도쿄 주가는 급상승했다. 지난해 11월14일 닛케이 평균주가지수(종가)는 8,664.73이었지만, 5월14일에는 14,758.42로 6,093.69포인트(70.3%)나 뛰었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 기준 원유가는 킬로리터당 5만 1천570엔에서 6만 2천850엔으로 22% 상승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 주변국은 울상, 일본 혜택도 글쎄? = 15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엔저 효과는 일본에 별로 혜택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수출 업체들이 엔저 효과에 따라 해외 단가를 낮춰 수출 물량을 늘리기보다 고(高)마진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영국 기업들이 지난 2008년 당시 자국 화폐가 약세일 때 하던 행태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UBS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도노반은 신문에 "과거 영국 수출업자들처럼 현재 일본 기업들도 해외 단가를 그대로 놔둔 채 시장 지분을 유지하면서 엔저에 따른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일본이 이 방식을 따른다면 아베노믹스는 결국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배를 불릴 수는 있겠으나 일본 경제의 성장과 당초 아베노믹스 목표인 인플레 유인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어찌됐든 엔저에 따른 일본 수출업자들의 추가 수익은 현실로, 이 남아도는 돈을 어디다 풀지가 관건인데 현금 보유, 배당금이나 임금 증가, 국내생산 제고 가운데 하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지난 수년 동안 일본 기업들의 행태를 보건대 아베노믹스의 수혜는 해외 투자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신문은 "아베노믹스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면서 "경기 진작의 효과는 대체로 뉴욕과 런던에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들과 고객들, 켄터키에 지어질 일본 공장의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정작 아시아 각국은 이미 미국발 양적 완화 등에 따른 자본 유입을 충분히 경험한 터라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몰려오는 일본 투자자들과 은행들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아시아가 임박한 일본 현금의 파도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국내 채권시장에서 BOJ에 밀린 일본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고수익과 새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반면 일본 은행들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값싼 파이낸싱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 다수 국가는 인플레는 대체로 제어하고 있지만 지난 수년 동안 이어진 서방의 양적 완화와 느슨한 국내 통화정책 때문에 이미 경쟁력 저하와 자산 가격 급등, 대출 폭발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이에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과 더불어 일본판 양적완화 파장에 따른 자산 거품 리스크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홍콩 부동산 각겨은 지난 4년 동안 2배 이상 올랐고 필리핀 주식시장은 주가수익비율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신문은 한국과 호주가 지난주 금리를 전격 인하한 예를 들며 일부 국가들은 발 빠른 대응을 취한 반면 자본통제 가능성이 있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소비자 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곤경에 처한 형국이라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통화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4년 반래 최저로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반등하는 것은 1995년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