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개펄과 내륙 하천·저수지변, 비무장지대 인근 평야 등 경기·인천 전역이 국내 대표적 철새 도래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특히 독수리, 재두루미, 검은머리 갈매기 등 세계적으로도 귀한 조류들이 대량 서식하고 있다.
 조류학계는 그러나 최근 개펄매립과 서식지주변의 무차별 개발 등으로 자칫 귀한 손님들을 못볼 위기에 놓였다고 경고하면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과 한국자연정보연구원이 올해 1월 공동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와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등 도내에 모두 369마리의 독수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는 837마리의 40% 가량으로 세계적으로도 전체 3천여마리중 10%가 넘는 것이다.
 김포시 고촌면 홍도평야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재두루미와 원앙, 큰 고니 등 600여마리의 희귀철새가 겨울을 나고 있다. 세계적 희귀조 재두루미도 무려 80여마리나 발견돼 조류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안산YMCA 풀뿌리환경센터가 지난 96~98년까지 관내 지역 철새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철새와 텃새가 대부도와 시화방조제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은머리물떼새, 큰 고니 등 천연기념물 등도 다수 발견됐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물새들이 인천 앞바다 송도 개펄에서 서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육안조사에서는 지금까지 월동 개체수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적호 갈매기와 국제보호조인 검은머리 갈매기 등도 월동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경인지역 개펄과 하천주변 등지에는 20여종의 희귀조를 포함, 110여종 이상의 다양한 철새 수백만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년사이 급격한 개발이 이뤄지고 밀렵이 성행하는 등 보호대책에 허점을 보이면서 철새들의 종류와 개체수가 줄고 있다.
 인천 앞바다 개펄은 송도 신도시와 인천국제공항, 동아매립지 공사 등으로 인해 생태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바다 생태계의 보고 강화도 남단도 개발론자들에 의해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인천환경연합은 “국제적인 습지로 확인된 송도 개펄의 매립을 즉각 중단하고 보전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주시와 연천군도 DMZ 인근까지 개발바람이 거센데다 경의·경원선 복원 등 생태계 파괴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하대 해양학과 최중기 교수는 “개펄의 생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개펄을 보전하기 위한 국가적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DMZ자연보전위원회 박정남 회장은 “중구난방식 개발론에 앞서 DMZ전역에 대한 정확한 생태조사와 철새 등 동·식물 보호대책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