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망사고 발생 불구
주류반입 법적 강제 못해
캠퍼스 축제장 술판 여전
중고생 주점 출입 허점도


대학내 금주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축제가 시작된 일부 경기도내 대학 캠퍼스에서는 여전히 술판이 벌어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축제에서 음주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A대학교의 경우 올해도 전체 부스의 절반 이상을 주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축제 첫날부터 학생들이 대거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15일 오후 수원의 A대학교. 각 학과에서 설치한 주점들이 대운동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축제를 위해 설치된 49곳의 부스 중 절반이 넘는 25곳이 주점으로, 총학생회에서 첫날 들여온 술만 소주 20개들이 200박스, 맥주 640㎖ 12개들이 110박스에 달했다. 각 학과에서 개별 구입하는 술을 합치면 이보다 더 많은 술이 유통됐다.

이 학교는 지난해 9월 축제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학생 8명이 두 차량에 나눠타고 속도경쟁을 벌이다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를 겪었지만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주점 설치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축제에서 술을 마신 학생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

실제로 수원중부경찰서에서 축제 첫날인 지난 14일 오후 11시부터 3시간 가량 A대학교 정문에서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주점 등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학생과 직원 등 3명이 적발됐다.

수원의 또다른 B대학교. 주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새벽 2시까지, 늦게는 새벽 5시까지 주점이 운영되고 있다.

주점에는 중고등학생들도 대거 찾아오고 있다. 일반 술집과 달리 대학 주점에는 신분증 검사가 없어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음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점 1곳당 테이블이 평균 40개에 달해 술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이른바 '먹튀'를 하기가 쉬워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는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B대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21)씨는 "주점은 하루 평균 수익이 200만원을 넘을 때도 있어 학생회비를 만들기 쉽다"며 "술 없는 축제는 흥행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법적으로 학내 주류 반입이 금지되지 않아 학교에서 주점설치금지를 강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학내 음주를 줄여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