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와 인접지역에서 국내 미기록 식물과 희귀 동.식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최근 6년간(1995-2000) 실시한 DMZ와 인근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아 6일 발표한 '비무장지대 및 인접지역 생태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국내 미기록 동.식물 9종과 희귀 동.식물 88종이 조사됐다.
미기록 동.식물에는 검정꽃잎버섯.보라쓴맛그물버섯(서부해안.도서), 진빨강무명버섯(중.서부내륙), 노란막광대버섯(동부산악) 등 버섯류 4종과 중서부 내륙 야월산의 회색좀나방 등 5종의 무척추 동물이 포함돼 있다.
희귀 식물로는 대청부채.솔나리.왜솜다리 등 34종이, 희귀 동물로는 꼬마길앞잡이.왕오색나비.보라금풍댕이 등 54종이 각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귀화식물인 미국미역취를 비롯한 단풍잎돼지풀.달맞이꽃 등 97종이 DMZ와 인근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희귀.멸종위기 척추동물로는 서부 도서에서 노랑부리백로.물범.금개구리 등 17종, 서부 해안에서 저어새.남생이 등 25종, 중서부 내륙에서 두루미.맹꽁이 등 23종, 중동부 산악에서 까막딱다구리.구렁이.까치살모사 등 13종, 동부 해안에서 큰덤불해오라기.수달.구렁이 등 11종이 각각 발견됐다.
임업연구원 오정수(吳正洙) 산림환경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비무장지대 내의 발화 등으로 인한 훼손에도 불구하고 생물종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보전지구의 규모 등 세부적인 보존 대책 마련을 위해 후속적인 현장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남북협력이 확대되면 북한측 비무장지대에 대한 조사를 공동 협력사업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5일 환경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비무장지대의 생태계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의 '접경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도록 관계 부처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