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을 함께 하는 민족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아리랑을 부르면서 춤을 춘다. 아리랑은 노래이자 춤이다. 원래는 전국 모든 지역에 어울리는 아리랑이 있었다고 한다. 지역 나름의 춤사위와 노래 가락이 다르게 만들어져 왔던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휘몰이 장단을 치고 있는 싸이 춤 패러디와 다를 바 없다.
경기도가 커뮤니티댄스의 천국이 되자. 우리 사회의 실업자, 퇴직자, 우울한 사람들에게 이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내밀어야한다. 정신적 풍요로 그들을 감싸줘야 한다. 그들이 신나게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동력으로 커뮤니티댄스를 개발하는데 경기 경찰청처럼 경기도청이 나서는 것은 어떨까. 전국을 힐링천국으로 바꾸는데 앞장서자. 경기도는 지금 우리 사회 변화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다문화가정이 많고, 산업사회를 벗어나는 과도기의 부정적인 면들도 퍼져 있다. 가장 좋은 처방전은 신나는 커뮤니티댄스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이러한 창조적인 방법을 시도해 볼 때이다.
사실 커뮤니티 댄스는 영국에서 이미 30여년 전부터 시작된 사회운동이다. 지역에 밀착된 예술활동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를 보여준 성공사례이다. 아예 커뮤니티 댄스재단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정보교환을 하고 전국 조직으로 발전시킬 정도였다. 나이, 인종, 장애유무, 역사 전통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시켜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병원에서 조차 약 대신 댄스참가를 처방으로 제시할 정도였다. 소년원에 들어간 청소년들에게 딱딱한 교육보다 댄스로 교화시켜 밝은 세상에 살게 한 일들이 많다. 교육프로그램으로 쓰인 곳은 교도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예 소년원이나 교도소 특성에 맞게 커뮤니티댄스를 개발하기 위한 범죄대책팀이 만들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를 통해 불우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밝게 성장한 경험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에 대한 그 어떤 체계적인 교육보다도 합창은 훌륭한 교육수단이었다. 엘시스테마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뒷받침이었다. 뒤늦게 세계 각국이 따라 하기에 바쁘다. 우리나라도 중앙정부나 문화시설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창조경제가 뭔지 논란이 분분하다. 경기경찰청의 패러디가 바로 창조활동이다. 자기 분야에서 소통하고, 신뢰감을 주고, 함께 발전할 수 있으면 된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춧돌이다. 이러한 무형의 자산이 튼튼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창조경제가 싹튼다. 그래서 이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한다. 창조경제에서는 생산성(product) 대신 창조성(creativity)을 중시해야 한다. 당연히 GNP대신 GNC이다.
커뮤니티댄스로 즐거운 지역사회, 사회적 자본 구축, 창조경제까지 도움 받을 수 있다. 경기경찰청이 그랬듯이 경기도가 그 출발점이 될 수도 있겠다.
/이흥재 추계예술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