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들이 저금통을 깨어 모은 성금, 회사 부도와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에 처한 직장인 등 서민들의 따뜻한 정성으로 모아진 재해대책 기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고 있다.
국민의 혈세와 정성이 수재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은 채 엉터리 집행되면서 엉뚱하게도 일부 기금운용자들과 공무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뇌물수수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6일 전국 재해대책협의회 사무국장 안모씨(48)와 총무과장 김모씨(38)를 배임혐의로 구속했다.
안씨 등은 지난해 수재민구호물품 보관 창고부지를 매입하면서 부동산 브로커 등과 짜고 40억원 상당의 파주시 파주읍 백석리 산 57의7 일대 임야 1만여평을 55억원에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안씨 등은 토지주로부터 고가매입 사례비로 2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아 챙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경기북부지역에 재해 비품 등을 보관할 창고부지를 매입하면서 브로커와 토지주와 공모, 당시 공시지가를 최고금액으로 부풀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재해대책협의회는 특히 해당 임야가 공시지가보다 비싸다고 판단해 자체감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비위를 밝혀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공사
경기도는 지난 99년 수해복구비로 무려 1조4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상당수 공사가 날림, 부실시공되면서 2년여동안 재시공하는 등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
지난 98년 파주시 공무원은 수해복구를 하면서 설계도면과는 달리 눈가림식 공사를 발주하면서 발파작업등 하지도 않은 공사를 한 것 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시공업체에 막대한 예산을 추가로 지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파주시 금촌천 복구공사도 완공 1개월만에 완전 붕괴돼 재시공되는등 예산만 낭비했다.
▲구호물품 빼돌리기
파주시 공무원은 수재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의류와 가방, 의료응급세트등 구호품 4만여점을 빼돌리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수해지역은 또 구호품을 나눠주는데만 급급해 기준이나 원칙도 없이 '생색내기용'으로 지급하면서 상당수 수재민들이 구호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議政府=金漢九·朴勝用·金煥奇기자·psy@kyeongin.com
재해대책기금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고 있다
입력 200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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