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과 함께 '유학생 관리체계'를 만드는 등 외국인 유학생 관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경인일보 2012년 10월 24일 1면 보도), 적응 부족 등으로 유학생활을 중단하는 도내 외국인 학생이 1년에만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대학 26곳의 외국인 학생 중도탈락률은 7.5%로 서울(8.1%)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내 일반 학생 중도탈락률(4.9%)의 1.5배 수준이다.

이곳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수만 5천명 상당으로, 1년새 그만둔 학생만 330명에 달한다. 도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전체 8천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한해 사이 학업을 중단한 유학생은 2배격인 6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대학중 가장 높은 중도탈락률을 보인 곳은 28.6%를 기록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였고, 서울장신대학교(25%)와 용인대학교(19.4%)가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 학생 중도탈락률이 점점 줄고있는 다른 대다수 지자체와 달리, 경기도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10년 경기도내 대학 외국인 학생 중도탈락률은 4.2%로 전국에서 4번째로 낮았지만, 지난 2011년에는 5.5%로 전국에서 5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도탈락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지자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반면 지난 2010년 유학생 중도탈락률이 무려 14.2%에 달했던 광주광역시는 1년뒤에는 4.5%로 대폭 줄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3.8%를 기록해 중도탈락하는 외국인 학생수를 2년 전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줄였다.

이처럼 도내 대학 외국인 학생 중도탈락률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은 유학생에 대한 소홀한 사후관리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체계적인 관리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유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인식, 유치에만 열을 올렸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중도포기한 유학생 A씨는 "기대를 안고 한국에 왔지만 유학생활이 고국에서의 대학생활보다 크게 나을 게 없다고 판단해 2년만에 학교를 그만뒀다"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유학생활을 접을지 고민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이들에 대한 관심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유학생들의 고충을 듣는 기회를 틈틈이 마련하고, 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