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주 동인천길병원 신장내과 교수
콩팥은 혈액을 걸러내어 소변을 만들어내는 장기로 그 모양은 콩과 같이 생겼고 색깔은 팥처럼 붉어 콩팥이라고 부르며 다른 말로는 신장이라고도 한다.

즉 콩팥은 혈액 중 요소와 같은 노폐물을 걸러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적혈구나 단백질은 몸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하므로 깨끗한 혈액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몸속에는 총 1~2ℓ의 혈액이 있는데 하루에 콩팥을 지나 걸러지는 혈액량은 총 180ℓ로 모든 혈액은 하루에 약 100회 콩팥을 통과하게 된다.

따라서 콩팥이 제 역할을 잘 못하게 되는 콩팥병(신부전)에 걸리면 혈액 속에 있던 노폐물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질 못하고 몸에 축적될 뿐만 아니라 혈뇨나 단백뇨가 발생하여 여러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콩팥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다시 원래 기능으로 돌아오는 급성콩팥병과 치료를 하여도 원래 기능으로 되돌릴 수 없는 만성 콩팥병으로 나눌 수 있다. 당뇨와 고혈압은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당뇨환자의 3분의 1에서 만성콩팥병이 발생한다.

대한신장학회에서 발표한 2011년도 통계에 의하면 투석이나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만성콩팥병인 말기신부전의 주요한 원인 질환으로 당뇨(47.1%)와 고혈압(19.6%)을 꼽고 있다. 의료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당뇨와 고혈압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이에 따라 만성콩팥병 환자도 점점 늘고 있다.

콩팥은 그 기능이 반절 이상 망가져도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콩팥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콩팥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당뇨, 고혈압 혹은 다른 원인으로 만성 콩팥병이 생기면 서서히 진행하여 말기신부전 상태가 되고 담당 의사로부터 투석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100이면 100분 모두 투석 이야기를 들으면 청천벽력과 같이 느낀다. 간혹 도망가기도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전하거나 비의료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말기신부전 상태에서 투석 준비를 미리 하지 않으면 요독과 같은 노폐물이 체내에 쌓일 뿐 아니라 몸이 점점 산성화 되거나 호흡곤란이 발생하여 응급투석을 하게 된다. 이처럼 최악의 순간까지 버티다 보면 환자분에게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되고 만다. 팔에 투석을 위한 혈관을 만들고 준비를 하면 비교적 힘들지 않게 투석을 시작할 수 있다.

투석을 받아들이기가 많이 힘들겠지만 치료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투석은 안하겠다고 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췌장기능이 나쁜 당뇨환자가 인슐린을 맞듯이 신장기능이 나쁜 말기 신부전환자들은 투석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받아들이기가 편할 것이다.

오랜 기간 투석을 받다 보면 오히려 본인의 건강상태를 가볍게 보는 사람도 있다. 지금 다니는 투석실이 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지 신장내과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에게 돌봄을 받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홍주 동인천길병원 신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