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잠비아의 21세 동갑 남성 동성애자가 자연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한 건 지난 12일 CNN이었고 카메룬에서는 농밀한 용어의 e메일로 사랑을 고백한 한 동성애 남성에게 금고 3개월이 선고됐다는 게 작년 뉴스였지만 그 정도 벌칙은 약과다.
동성애 지원 국제단체 ILG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서는 사형이다. 하지만 전 세계 동성애자는 기하급수 추세다. 블래터(Blatter) 국제축구연맹 회장이 "2022년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이슬람 국가)에선 동성애 행위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가 전 미 프로농구(NBA) 선수 존 아미치로부터 "시대에 뒤떨어진 무지"라는 직격탄을 맞은 건 2010년 12월이었고 지난번 미국 대선에선 동성애 결혼을 지지한 오바마와 반대한 롬니의 운명이 보기 좋게 엇갈렸다.
선진국일수록 동성애 결혼 붐이다. 뉴욕주가 6번째 주로 동성혼을 용인한 건 2011년 6월이었고 아시아 태평양지역서 처음인 뉴질랜드는 지난 4월, 영국은 지난 2월, 프랑스 하원 통과는 4월이었다. 네덜란드의 법적 용인은 2001년으로 가장(?) 선진국이고 캐나다, 남아공, 벨기에, 스페인을 비롯해 남미 국가들까지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2010년 동성혼 용인까지 가장 격한 대립각을 세웠던 나라는 아르헨티나였다. 반대쪽 대표 투사가 바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사교(大司敎)였던 프란치스코 로마 교황이기 때문이다.
반대는 로마 교황청과 이슬람 국가만 하는 게 아니다. 부부, 남녀 한 쌍이 '커플'이다. 부부가 '夫婦'가 아닌 夫夫 또는 婦婦로 ♂♂과 ♀♀ 형상을 이룬다면 천지 음양조화는 붕괴한다는 것이다. 하늘과 땅, 태양과 달, 밤과 낮, 산과 강, +- 산술 질서, 전류의 음극 양극, 화음의 고저, 남극인 양과 북극인 음의 조화까지 깨지면 세상은 말짱 끝난다는 논리다. 중국에선 동성애를 '뚜이타이시(對臺戱)'라고 한다. 두 개의 연극단체가 똑같은 내용을 동시에 상연하는 것과 같다는 거다. 그걸 누가 볼 것인가. 이름도 별난 김조광수 영화감독의 지난 15일 동성혼 발표를 계기로 아, 대한민국까지 합법화 논쟁이 뜨겁다. 한여름만은 다툼을 피하는 게 어떨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