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억 대출 등 동시다발 진행
1천700억 세금 사건도 시작


인천을 기반으로 성장한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설립 문제로 갑자기 전국의 뉴스메이커로 떠올랐다.

이수영 OCI 회장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리치몬드 포레스트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은 2008년 4월 28일이다. 이 유령회사 설립 시기는 OCI와 관련해 여러 가지 면에서 겹친다.

우선, 2007년 3월 4만원대이던 OCI 주식은 이후 인천공장 부지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오르기 시작해 2008년 4월에는 최소 32만4천500원에서 최고 41만4천500원까지 올랐다. 1년 사이에 10배나 뛴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명박 정권 초기 '녹색성장'이란 국정 과제와 발맞춘 태양광사업 확대 진출 발표도 역할을 했다.

OCI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OCI의 남구 용현동 인천공장 자산 가치도 3배 이상 뛰었다. 이를 이용해 금융권으로부터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대출받기까지 했다. 자산가치 상승과 금융권 대출은 OCI의 기업 분할에 의한 것이다.

유령회사 설립과 기업 분할은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업무다. 최소한 2007년부터는 이들 사업을 계획했을 것이다. OCI가 기업분할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2007년 9월부터다.

기업분할 준비 시점인 2007년 10월부터 11월 사이에는 OCI 오너 가족 2명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단기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로 2011년 4월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OCI 오너 일가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시세차익 실현,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DCRE 기업 분할에 따른 주가 급등, 자산가치 상승, 금융권 대출 등이 2007년과 2008년 2년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기업분할 과정에서는 인천공장의 자산가치가 3천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높아졌다. 미래에 실현될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한 조건부 평가였다. 이를 토대로 9천300억원이란 거액을 대출받기도 했다.

대출은 현재 상태의 자산가치를 담보로 하는 게 기본이라는 점에서, 당시 대출 과정에도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OCI는 이 과정이 세금감면 조항에 딱 맞는 기업 분할이었다면서 1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세금을 면제받았다. 현재 조세심판원에서 진행중인 1천700억원대 세금사건은 여기서 비롯됐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