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결정구는 강속구일까, 아니면 제구력일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왼손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 타선을 제물로 시즌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주전포수 A.J. 엘리스와 호흡을 맞추며 초반부터 오른손 타자바깥쪽에 꽉 찬 힘있는 속구로 타자와의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최고 시속 153㎞까지 나온 류현진의 직구는 9회까지도 비슷한 속도를 유지했다.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2루 땅볼로 잡아 완봉승을 장식할 때 던진 마지막 공이 151㎞를 찍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구속도 뛰어났지만 이날 류현진의 필살기는 스트라이크 존을 정확하게 찌르는 제구가 압권이었다.

예전 경기와 달리 이날 류현진은 바깥쪽 직구 제구를 낮게 잡아내며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의 강타선을 압박했다.

특히 풀 카운트 접전도 세 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투구수를 확 줄이면서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4회까지 57개를 던진 류현진은 5회 11개, 6회 8개, 7회 7개만 던지고 이닝을 마칠 정도로 경제적인 야구를 펼쳤다.

3할의 타율과 두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최근 팀의 8연승을 이끈 트라우트, 마크 트럼보 두 타자를 각각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로 돌려세웠고, 상·하위 타선을 가릴 것없이 1루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장타자가 즐비한 에인절스 타선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관통하는 류현진의 직구를 노렸으나 힘에서 눌려 땅볼과 외야 힘없는 뜬공으로 잡혔다.

류현진은 땅볼 12개, 뜬공 3개로 에인절스 타자를 손쉽게 요리하며 맞혀 잡는 데도 뛰어난 능력을 뽐냈다. 컨트롤과 힘을 겸비한 직구로 에인절스 타자들의 방망이를 묶은 류현진은 후반 이닝부터 전매특허인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던져 탈삼진 숫자를 늘려갔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가라앉는 체인지업의 각도도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 직구와 필살기로 손색이 없었다.

류현진이 이날처럼만 제구력과 구속을 유지한다면 올 시즌 신인왕은 따놓은 당상이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