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된 학교 주변 등에서 청소년들의 비행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공교육의 핵심인 선도 교육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시흥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과 시흥시는 지난 2009년 시흥지역내 전체 72개 학교 중 23개교를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했다.

지정된 학교에는 총 60억원의 교육예산이 지원됐으며, 혁신교육의 핵심인 공교육 강화 등 다양한 교육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학교 주변에서 청소년들의 비행 행위가 잇따라 목격되면서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4시20분께 J 고등학교 주변, 학교를 빠져나온 학생들이 주택가 골목 곳곳에서 교복을 입은 채 흡연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부 K(45)씨는 "빌라 계단에서 학생들이 수시로 담배를 피고, 소변까지 본다"며 "어느 때는 대변까지 보고 가는 학생도 있고, 말도 안 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에 전화를 해도 바뀌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간 J중학교 인근에서도 학생들의 일탈행위는 확인됐다. 건물 계단과 화장실, 인근 공원은 흡연의 장소로 이용됐다.

초등학교 6학년인 K군은 "중학교 형들이 담배를 피고, 욕을 한다"며 "무섭다"고 했다.

학교측에서도 학교 밖 선도활동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두 학교에서는 하교시간 정문 외 학교 밖 선도활동은 없었다.

시흥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된 학교에는 많은 교육예산이 지원된다. 이는 공교육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는 예산"이라며 "예산을 지원받는 학교는 더욱더 선도교육 등을 강화해야 하나 학교 밖 선도활동은 미미한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흥교육지원청이 시흥지역내 혁신교육지구내 교사를 선발, 해외연수단(총 28명)을 꾸려 1억원의 예산으로 다음달 2일부터 7박 9일간의 일정으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3개 국가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공통으로 "학생 선도조차 못하는 학교 교사들이 해외에 가서 뭘 배워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학생들 선도나 잘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시흥/김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