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단절·벗겨진 마감시멘트 ·탐조대 무용지물
파주시 개선 요구 LH "홍수방지 역할 확대 불가능"
시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호수공원의 담수 면적 확대를 LH에 요구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물만 가득찬 담수호보다 자연생태적 특성을 살린 생태공원으로의 조성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경인일보는 운정 호수공원이 친환경 주민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현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담수호와 생태공원의 장단점을 상·하로 나눠 다룬다. 편집자 주
■ 운정 호수공원 현황
운정 호수공원은 신도시 개발에 따른 우수 유출량 증가로 인한 홍수 예방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홍수시에는 저류지 역할을 하고, 평상시에는 주민 친수공간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전체 면적은 20만1천여㎡로, 호수(상시 저류) 면적은 5만4천㎡에 담수 용량은 평시 7만t, 홍수시 89만8천t이며, 물순환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물순환시스템은 호수 물을 고지대의 인공폭포(4개)로 끌어올린 후 8.5㎞ 실개천을 통해 신도시 곳곳으로 흘려보내 다시 호수로 모이게 한 다음, 신도시 동쪽 경계를 남북으로 흐르는 소리천(길이 4.67㎞, 폭 35~70m)에서 정수작업을 거쳐 다시 내보내는 형태로 운정신도시를 계속 순환하면서 흐른다.
■ 호수공원 문제점
주민들이 가장 크게 문제를 삼는 건 담수 면적이다. 주민들은 "운정 호수공원이 잡초만 무성한 채 바닥을 드러내 황무지처럼 보인다"며 담수 면적의 대폭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운정 호수공원은 일산 호수공원(호수면적 30여만㎡) 담수량 45만3천t의 7분의 1 수준인데, 주민들은 3분의 1인 최소 13만5천㎡까지 늘려 달라고 하고 있다.
또 호수에 잔디광장을 조성해 부족한 쉼터 문제를 해결하고, 조경수와 안전펜스의 추가 식재 및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경의로(359번 도로) 밑 산책로 단절은 구조적 모순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리천에서 호수공원으로 가는 산책로가 이곳에서는 계단을 통해 경의로로 올라선 뒤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유모차, 노약자, 자전거 등의 이용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비상시 많은 양의 저수를 위해 호수공원을 깊게 조성하다 보니 사면 절개지 경사가 급해져 반복적인 토사 흘러내림 현상과 아쿠아프라자(워터스크린 야외무대), 소리천 산책로의 부실한 공사 마감도 도마에 올랐다.
소리천 산책로 대부분에서 투수콘크리트가 쩍쩍 갈라지고 아쿠아프라자는 여기저기에서 마감 시멘트가 벗겨져 볼썽사나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새 탐조대는 아예 자리를 잘못 잡아 호수에 내려앉은 철새를 볼 수가 없다. 주민 이명옥(49)씨는 "화장실은 북측에 하나 있는 게 고작이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은 하나도 없다"면서 "비용만 따지지 말고 주민들이 꼭 필요로 하고 원하는 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말했다.
■ 개선 및 보완 방안
LH는 "운정호수는 재해영향평가 시 홍수방지 저류시설로 설치돼 담수량 확대는 어렵다"고 강조하지만, 파주시는 "호수공원 담수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인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생태전문가들은 '평상시 생태탐방 및 주민 쉼터, 홍수 시 저류지 기능'을 만족하는 방안으로 호수 일부를 굴착해 자연호나 습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또 곡릉폭포 밑은 약간의 복토만으로도 잔디광장 조성이 가능하고, 암석 천지인 호수내 나무식재는 반드시 굴삭기를 이용해 구덩이를 넓고 깊게 파야 뿌리 생육에 지장을 덜 받으며, 경사면에는 5단위 소단을 추가 설치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의로 밑 산책로 단절은 가동보(평상시 열고 홍수시 물을 막는 보)로 인해 구조물 설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서 반대편 산책로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김영택(58)씨는 "탐조대는 호수 조망이 용이한 서·북측으로 옮기고,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펜스와 소리천 방범CCTV, 방송시설 등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주/이종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