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사태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조원과 가족들의 농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경찰과 충돌하는가 하면 노동계까지 가세해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힘으로써 '불상사'마저 빚을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과의 충돌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노조원과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충돌은 전날 철야 집회를 마치고 귀가한 일부 노조원과 가족들이 다시 농성장에 합류하려고 대우차 공장 인근에 모이면서 시작됐다.
경찰과 사측이 공장 진입을 저지하자 노조원 50여명은 오전 11시 20분께 공장 정문에 집결, 경찰 병력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며 맞섰다. 몸싸움 도중 조합원과 가족 수십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공장안으로 들어갔고, 노조 최종학 대변인과 민주노총 인천본부 염성태 본부장 등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20분께 공장 서문에서 경찰과 조합원 30여명이 투석전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노조원 조하수씨(38)가 날아온 돌에 머리를 맞아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해고자 합류 및 철야농성 장기화
17일 대우차 부평공장 생산직 1천750명에 대한 정리해고 통지서가 각 가정에 전달되면서 해고자들이 속속 노조 집회에 합류하고 있다.
18일엔 노조원과 가족 300여명이 공장시설들을 점거하고, 공장 밖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200여명의 노조원 및 가족들의 '합류작전'을 벌이는 등 하루종일 경찰과 대치했다. 노조는 현재 식당 인근 각 공장 내부 탈의실을 치우고 스티로폼을 깔아 잠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쌀과 라면 등 비상식량 20일분과 난방용 연탄 등을 갖추고 장기농성 채비에 들어갔다.
◇노동계 투쟁 가세
민주노총은 18일 대우차 근로자에 대한 정리해고와 관련, 성명을 통해 “정부가 구조조정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차원에서 노조원 1천750명의 가정을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따라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우차 노조의 투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산업노조연맹도 성명서에서 “대우차가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한데 대해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회사측 움직임
회사측은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다량 비축된 것으로 알려진 도장공장의 대다수 출입문을 용접하고 공장내에 사무직 직원과 용역경비 등 500여명으로 구성된 방호조를 배치, 공장 점거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도 17일 오전부터 8개 중대 800여명을 정문 등 주요 출입문 외곽에 배치, 노조원과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출입문 통제 과정에서 빚어질지 모를 폭력사태에 대비한 경력배치일뿐”이라며 “공장 내부에 대한 경찰력 투입 여부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喜東·車埈昊·李宇晟기자·dhIee@kyeongin.com
대우자동차 사태 '일촉즉발'
입력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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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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