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소래포구 발전방안에 대한 좌담회가 지난 3일 오후 경인일보 인천본사 접견실에서 '소래포구 변화 어떻게 이뤄내야 할까'란 주제로 열렸다. /임순석기자
▲ 패널 : 이정호 인천시 남동구 부구청장, 김남석 소래어촌계장, 김용희 소래포구상인번영회장, 신민호 소래포구선주상인연합회장, 조혜정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원

▲ 진행 :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

▲ 정리 : 홍현기 사회부기자

경인일보사는 지난 3일 인천본사 접견실에서 '소래포구 변화 어떻게 이뤄내야 할까'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영재 사회문체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는 이정호 인천시 남동구 부구청장(이하 이 부구청장), 김남석 소래어촌계장(이하 김 계장), 김용희 소래포구상인번영회장(이하 김 회장), 신민호 소래포구선주상인연합회장(이하 신 연합회장), 조혜정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원(이하 조 연구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소래포구의 변화를 이뤄갈 방향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이날 패널들은 "수도권 1등 소래포구의 명성에 걸맞은 변화가 필요하다"며 "함께 힘을 합쳐 변화를 만들어가자"고 입을 모았다.

■이정호 남동구 부구청장

단순 노점상 단속 아닌 불·탈법 정리
공영개발 추진… 상인에 우선권 부여

■김남석 소래어촌 계장

선박접안 시설확충에 어촌균형 발전도
고객감동 고민하는 '공통된 비전' 우선

■김용희 소래포구상인번영회장

일반 국유지와 차별된 관리시스템 절실
사무실 꾸리고 행정력 뛰어난 분 모셔야

■신민호 소래포구선주상인연합회장

포구정취 살릴수 있는 '환경개선' 원해
통합 땐 회비절감 등 좋은점이 더 많아

■조혜정 인천발전 연구원

현대화 위해 제도적인 '등록' 해결되야
일률적 개선보다 상인 스스로 노력을


―남동구가 최근 소래포구 정비를 시작했다. 이로 인한 갈등도 표출되고 있다. 행정기관, 상인회, 어촌계 각자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 이 부구청장=부구청장 부임후 소래포구 현장을 둘러보고 무질서에 놀랐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정비계획을 수립해 진행했다.

단순히 노점상만 단속하는 게 아니라 노점상과 기존 상인들 간의 관행적 불·탈법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재 소래포구는 신뢰성이 떨어져있다.

또 위생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새우젓이나 각종 튀김, 먹을 수 있는 완제품은 뚜껑을 덮어줘야 한다. 하지만 상인들은 밖에 내놓은 이런 식품들에 대해 불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호객행위도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친절함은 마지막 단계다. 소래포구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김 계장=소래포구(변화)는 언젠가 꼭 해야 할 일이었는데 이번 기회(남동구청의 정비사업 계획)에 개선을 해야 한다. 이미 구와 상인들이 환경개선 MOU를 체결했다.

무역항 항계를 변경하는 데도 나섰다. 소래포구가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래포구는 어선들이 들어선 포구이면서도 무역항으로 돼 있어 선박 접안이라든지 물건을 내리고 양륙하는 시설이 미흡하다. 어촌도 균형있게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어촌계의 입장이다.

■ 김 회장=그동안 수십 년간 지자체에서 관리하던 초창기 물양장 어시장이 자산관리공사로 이관된다. 이 땅은 상인들이 조성한 땅이라고 할 수 있다.

항만청에 지번 생성을 해서 관리를 이관시키는 것까지 상인들이 주도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소래 상인들의 특혜라고 한다.

하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영업하는데까지 피와 땀이 서려있다. 일반국유지와는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소래포구가 관리됐으면 좋겠다는 상인들의 간절한 소망이 있다.

■ 신 연합회장=3월 중순경 남동구가 대대적인 정비를 하겠다고 했을때 반신반의했다.

지난 10여 년간 관공서 등에 건의했다. 도로 한 부분을 막고 노점이 영업을 한다는 것은 어느 관광명소를 가 봐도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이 문제를 지적하면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않았다.

상인들의 이기주의가 심해져 누가 이야기를 하면 싸우자고 나서니 서로 적대시 되는 경우도 많았다. 오늘 온 사람에게 나만 잘 팔면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임권택 감독이 소래포구에서 욕을 먹고 가도 소래포구에 또 온다는 생각을 상인들이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의식전환 운동이다.


■ 조 연구원=바뀌어야 한다는 데 공감이 이뤄져 좋다. 주차문제, 상인 불친절, 위생문제 등 수년간 이야기됐는데 거버넌스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래포구는 우선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 소래포구는 현재 등록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나 중기청 등에서 지원을 받아 현대화를 하려면 등록시장이 돼야 한다.

현대화 방향도 다른 시장처럼 간판정비하고 마크를 같이하고 택배나 카트를 도입하는 것처럼 일률적으로 하면 안 된다. 서비스도 개선해야 한다.

일본, 유럽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마차 등 이동식 운송수단에서 취식을 하게 하는 등의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또 물건을 1만원 이상 구입하면 장바구니를 무료로 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번 언론의 지적을 마케팅의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상인들이 스스로 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동구의 단속, 규제가 사실 필요하지만 효과는 의문점이다.

수많은 단속의 사례에서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가 버리고 갈등만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로 원하는 것들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를 마케팅과 연계시켜서 소래의 변화를 알린다면 시장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주체는 상인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상인들의 통합과정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 김 계장=고객이 없는 마케팅은 있을 수 없다. 어떻게 감동을 줄 것이며 어떻게 만족을 줘서 찾아오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상인들과 서로 내 밥그릇 내가 챙기면 되지 않나. 한 지역에서 이런 공통된 비전을 가진 콘텐츠가 필요하다. 서비스도 충분하게 하고,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어시장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 이 부구청장=상인회가 여러개로 나뉘어 있어 서로 다른 7개 마차가 가고 있는 형국이다. 통일된 것이 없고, 시장 서비스가 제각각이다. 밖에서 보는 시각에서 조직이 통일돼야 한다.

자기 목소리만 내지 전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공감 형성이 안 된다. 전체적으로 새롭고 단일화된 집행부 구성이 필요하고, 이 구성은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해서 이뤄져야 한다.

그게 안 되고 있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모든 일을 구에서 할 수는 없다. 거버넌스 일사천리가 되는 데 뭐든 타성적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다. 자율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상인회에서는 어떻게 통합을 이뤄가야 한다고 보는지.

■ 김 회장=사실 10년 전에 하나로 호흡을 맞추려고 상당히 노력을 했다. 출범 준비도 했는데 이해가 얽히다 보니 무산됐다.

그 뒤로 상인들의 연합, 통일이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궁리를 한 것이 어촌마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어촌계장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객만족추진단이 발족해 움직이고 있다. 출범은 추진단이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하나가 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 같다.

현재 여러 개로 구성된 각 상인회장들이 현직에서 물러나고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초빙해서 큰 틀을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있다.

■ 신 연합회장=외부에서 걱정하시는 것만큼 내부에서도 걱정이 크다. 빨리 어떻게든 자구 노력을 하고 통합이 돼서 공신력 있는 상인단체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인일보 언론보도를 통해 수도권 관광객수에서 용인 에버랜드를 누르고 소래포구가 1위라는 것을 보면서 이대로 가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각자 소속된 회원간의 문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통합도 자연스럽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을 위한 전제 조건과 문제점이 있다면.

■ 신 연합회장=통합을 하면 회비가 절감된다. 금전적인 문제를 포함해 통합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다 파악해봤다. 그 결과, 좋은 점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왔다.

■ 이 부구청장=현재 활동중인 조합 모임을 모두 해체하고 비상위원회를 구성한 뒤 새로운 집행부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각자의 길을 가다보면 통합을 이룰 수 없다.

■ 김 회장=사무실 꾸리고, 전문성 있는 분 모셔놓고, 사무국장도 공직에서 정년퇴직하신 분들, 행정에 뛰어난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고, 간소하게 하면 괜찮을 것 같다.

■ 신 연합회장=그러면 상인들이 동의해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외부인사를 모셔 오는 것이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김 계장=비상체제로 가야 한다. 지금 명분이 기회다. 국유지 관리권이 자산관리공사로 넘어가면 앞으로 부담이 커진다.

자산관리공사가 관리를 맡게 되면 임대료 등으로 얼마가 부과될지 모른다. 수지가 안 맞는 장사를 하면서 고객들에게 친절하기 어렵다.


―상인들은 실제로 현대화를 원하는가.

■ 이 부구청장=소래포구의 그린벨트를 풀려면 공영개발을 해야 한다. 현대화 하려면 지금처럼 각 상인회가 별도의 노선을 가면 안 된다.

전체적으로 해산을 하고 통일된 회의를 해야 한다. 지금 상인들이 각자 사업과 고유 업무를 하면서는 추진이 안 된다. 참모들은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이 맡더라도 책임자는 외부에서 와야 한다.

가락농수산물 시장 같은 경우에도 외부에서 왔다. 대표는 관공서, 중앙부처 쫓아다녀야 하는 만큼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기서 장사하는 분들은 다 자기사업하기도 바쁜 사람들인데 어떻게 할 것이냐. 소래포구의 일을 맡으려면 외부에 대한 역량도 있어야 한다. 일단은 조직이 통일돼야 현대화도 할 수 있다.

■ 신 연합회장=소래포구의 과제로는 현대화와 환경개선 두 가지가 있다. 대부분 상인이 환경개선을 원한다. 백화점식보다는 소래포구가 가지고 있는 전체 포구의 정취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이 부구청장=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는 상인들의 열망이 뜨거워야 해결이 가능하다. 현대화가 진행되면 개인 매장이 줄어든다.

계산을 해보니 노량진이나 수산시장보다는 넓지만 소래포구에 장사하는 분들이 볼때는 공간이 좁아지게 된다. 또 분양받으려면 목돈도 필요하게 된다.

소래 전체가 너무 협소해서 편의시설을 집어넣을 수가 없는 형편이다. 지하를 파서 어떤 시설을 넣으려고 해도 넣지 못한다. 이러려면 법적으로 땅을 사서 해야 한다.

■ 신 연합회장=좁은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어시장 뒤 특별관리구역 일부를 매입해서 공영개발을 확대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통행로도 확충하고, 천장도 좀 늘리고 해서 시골스러운 분위기도 내면서 정비도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 이 부구청장=같이 묶어서 마스터플랜을 짜야 하는데 그린벨트 푸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까 크게 실익이 없다.

현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해야 정치권에서도 움직인다. 과연 상인들은 현대화를 해달라고 할 것인가. 이 상태에서는 반대가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 신 연합회장=상인들이 그린벨트 해제를 원하는 것은 국유지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적으로는 임차해서 영업하고 있지만 1세대, 1.5세대는 우리가 직접 매립한 만큼 내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1세대 상인들의 연세가 70~80세가 됐다. 시장에서 영업행위를 하시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전매는 없고 전대 아닌 전대가 이뤄지고 있다.

■ 이 부구청장=현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공영개발을 한다. 그리고 우선권을 상인들에게 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소유권을 갖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 있다. 하지만 상인들은 마지막 것만 갖고 싶어 한다. 중간 없이 마지막은 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