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을 돌려주세요.”
 충남 보령 시민들과 인천 거주 출향인들이 인천시립박물관에 소장된 '탑동 3층 석탑'의 반환을 인천시에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인보령시민회(회장·장한조)는 “인천시립박물관 잔디밭에 전시돼 있는 '탑동 3층 석탑'은 원래 충남 보령시 남곡동 왕대산 기슭 탑동(塔洞)마을 절터에 있던 고장의 유물”이라며 석탑의 반환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21일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높이 2.45m에 옥개석을 3층으로 올린 이 석탑은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고려중기에 만들어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인보령시민회가 청원의 근거로 제시하는 '한국문화재 수난사'(1996·이구열저) 등에 따르면 이 석탑은 1910년대 중반 인천부회(仁川府會·지금의 시의회) 의원이던 '고노'라는 일본인을 통해 인천으로 반출됐다고 한다. 고노는 당시 이 석탑에 욕심을 품고 있던 중 탑동마을 절터의 땅 임자를 돈으로 매수한 뒤 땅임자에게 석탑을 사는 방법으로 석탑을 빼돌려 인천 송학동 별장의 조경물로 사용했다. 이어 해방후에는 자유공원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92년 6월 다시 연수구 옥련동 인천시립박물관으로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보령시민들의 석탑찾기운동은 대천여고 황의천교사의 추적끝에 정확한 위치가 드러나면서 본격화했다.
 보령시민회는 “유물·유적을 비롯한 모든 문화재는 본래의 위치에서 보존·보관되고 계승될 때 역사적 생명력과 역사성을 부여받게 된다”며 인천시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현재 석탑을 되돌려주는 것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외국도 아닌 국내 공공박물관에 소장된 전시물을 돌려달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는 게 시 문화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林星勳기자·h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