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를 앞두고 중·고교 입학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청이고 있다. 교복 가격이 유명메이커의 신사복이나 숙녀복보다도 훨씬 비싸 가계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 안산과 시흥, 대구 등지의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의 협조를 얻어 시민단체와 연계, 교복공동구매를 통해 교복값의 거품을 빼고 있으나 인천 교육 당국에선 뒷짐만 지고 있는 상태다. 학부모들은 “전국적으로 교복공동구매가 붐을 이루고 있는데 왜 인천만 방관하고 있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중 교복가격
 현재 인천시내 중·고교 교복(동복)의 평균 가격은 넥타이, 와이셔츠, 블라우스 등을 포함해 17만원에서 21만원 사이다. 여기에 코트가 17만~18만원이고, 바지와 블라우스 등을 추가하면 10만원 정도 더 들어 50만원선에 달한다.
 이처럼 교복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이유는 제조업체들의 담합 때문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학부모들은 “제조업체와 판매업소들의 과열경쟁 및 가격 담합으로 유통마진과 광고비, 대리점 운영비 등을 결국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한다.
 ◇교복공동구매 현황
 지난 98년 대구 제일여중 학부모 주도로 시작한 이후 현재 안산·시흥지역 12개 중·고교를 비롯 서울, 대구, 성남 분당 등 전국 40여 곳 100여개교가 교복을 공동구매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역 시민단체 등과 연계, 교복추진위를 구성해 입찰을 통한 공동구매 방식을 취한다. 인천에선 서인천고등학교 한 곳만 그렇게 한다.
 하지만 공동구매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핀다는 이유로 인천시교육청에서 수차례 감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서인천고의 올 입학생 교복값은 동복 9만8천원, 하복 2만9천원으로 학교측은 신입생 560명중 65%인 340여명이 공동구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점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공개입찰을 하면 대량생산이 가능한 대형업체들만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H상사 관계자는 “인천시내 상당수 교복제조업체는 영세하다”며 “교복공동구매에 나서려면 수백벌을 한꺼번에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서인천고가 공개경쟁입찰을 벌인 결과 스마트, 엘리트 등 대형 교복 메이커의 구매단가가 너무 낮아 참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인천고측은 “공동구매는 가격도 싸지만 좋은 품질과 AS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바람직하다”며 “영세업자들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구매 전망
 인천의 경우 교육당국은 물론 시민단체들의 무관심으로 교복공동구매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교복공동구매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업자들간 경쟁에 따른 잡음을 피하려는데 급급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에선 시민단체들이 학부모와 함께 공동구매에 앞장서고 있는 반면 인천에선 움직임이 거의 없는 실정.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에 교복선정을 학교장 주관으로 실시하도록 돼 있어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張學鎭기자·J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