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강한 상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선 진출을 믿어도 된다"

'레바논 원정 무승부'로 팬들의 걱정을 자아내는 축구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의 일전을 앞두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 1-1로 힘겹게 비기면서 조별리그 A조에서 승점 11(골 득실 +6)을 기록, 우즈베키스탄(승점 11·골 득실 +2)과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선두로 복귀했다.

조 1위지만 2위인 우즈베키스탄과는 승점이 같고, 3위인 이란(승점 10·골 득실+1)과도 승점 1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팬들은 한국의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7차전은 한국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경기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표팀은 사실상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챙기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과는 골 득실에서, 이란과는 승점과 골 득실에서 모두 앞서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할 1승의 상대국은 과연 어느 팀이 될까.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을 제물로 삼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6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회복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나 "우즈베키스탄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그렇게 강한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국을 상대해 본 경험이 많은 우즈베키스탄이 어떤 전술로 나올지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의 말 대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7승2무1패로 월등히 앞서 있다. 반면 이란과는 9승7무10패로 살짝 밀린다.

한국은 1994년 10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처음 만나 0-1로 패한 이후 최근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를 이어왔다.

그동안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4골을 넣고 12골을 내줬다. 지난해 9월 타슈켄트 원정으로 치른 최종예선 3차전에서 2-2로 비긴 게 마지막 대결이다.

이동국(전북)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5골을 터트린 것을 비롯해 이근호(상주·2골), 김치우(서울·2골),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2골) 등이 골 맛을 봤다. 최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전 승리에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근거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소위 '지한파(知韓派)'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현재 K리그 클래식 성남 일화에서 뛰는 미드필더 세르베르 제파로프와 수원 삼성에서 활약한 알렉산더 게인리히 등이 대표적이다.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출신인 제파로프는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2골을 뽑았고, 6일 중국과의 친선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는 등 컨디션이 상승세다. 우즈베키스탄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는 만큼 중원에서 확실한 압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레바논전에서 드러난 공수 전반을 문제점을 바탕으로 전술과 선수 기용 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