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
입을 모은 듯한 1만 관객의 외침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앙코르로 선보인 정규 2집 타이틀곡 '오'(Oh) 무대가 끝나갈 즈음 팬들의 응원소리는 점점 더 거세졌다.
9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소녀시대의 첫 월드투어 '2013 걸스 제너레이션 월드 투어 - 걸스 & 피스 -' 서울 공연에서다.
소녀시대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북미·남미를 아우르는 월드투어를 펼친다. 서울 공연에서는 8·9일 동안 총 2만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분홍빛 야광봉 물결을 빚어냈다.
공연은 세 번째 미니 음반 타이틀곡 '훗'(Hoot)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무대가 암전되고 3D 홀로그램 영상으로 구현한 소녀시대가 마치 영화처럼 등장해 춤을 추자관객들은 각자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외치며 반갑게 맞았다.
소녀시대는 3D 홀로그램 영상과 '알프스의 소녀' '플란다스의 개'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민 영상을 활용, 무대 사이사이 관객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멤버 태연이 "쉴 틈 없이 달리겠다"고 한 것처럼 소녀시대는 28곡을 3시간 가까이에 걸쳐 쉴 새 없이 쏟아냈다.
특히 정규 3·4집 타이틀곡 '더 보이즈'(The Boys), '아이 갓 어 보이'(I Got ABoy) 등 히트곡들을 공연 앞부분에 배치해 분위기는 예상보다 빨리 '후끈' 달아올랐다.
소녀시대 멤버들도 1만 소원(소녀시대 팬클럽)들의 환호에 무척 즐거워 보였다.
티파니는 '아이 갓 어 보이' 중 '애교를 부릴 땐 너무 예뻐 죽겠어'라는 부분에서 가사처럼 팬들을 향한 눈웃음 애교로 남심을 들썩이게 했고, 효연은 '미스터 택시'(Mr. Taxi)의 솔로 댄스를 어느 때보다 힘을 주어 췄다.
월드투어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게 이날 공연에서는 소녀시대가 한·일 양국에서발표한 히트곡을 고루 들을 수 있었다.
소녀시대는 일본 2집 수록곡 '티.오.피'(T.O.P)를 부르며 현란한 야광봉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일본 네 번째 싱글 '파파라치'(Paparazzi)에서는 빨강·보라·파랑 등 총천연색 레이저빔이 장내를 휘젓는 가운데 아찔한 실루엣을 과시했다.
지름 3.6m·높이 1.8m의 이동식 대형 케이크와 무대 전면에 설치된 분수 등은한층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관객들도 이들의 땀방울에 화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라드로 편곡해 부른 1집 수록곡 '베이비 베이비'(Baby Baby) 무대에서 1만 관객이 '우리 오래가자'고 적힌 피켓을 일제히 들어 보인 것.
태연은 때마침 '이제는 그대의 누구도 부럽지 않을 가장 예쁜 여자 친구야'라는마지막 소절을 부르며 감격스러워했다.
유리는 노래를 마치고서 "콘서트를 매번 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공연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오래가자'는 피켓을 보고 미안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원을 말해봐' '키씽유'(Kissing You), '지'(Gee) 등 대표곡과 함께 장내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소녀팬, 삼촌팬 할 것 없이 모두 '떼창'을 부르는 통에 노랫소리가 묻혀버릴 정도였다.
멤버들은 Y자 무대 앞으로 모두 달려나와 관객 앞에서 '덩실덩실' 막춤을 추는 '팬 서비스'를 선보였고, 누구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이곳저곳을 향해 연방 손을흔들었다. 이들의 눈빛 방향에 맞춰 여기저기서 거센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공연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 오는 19일 발표하는 일본 새 싱글 타이틀곡 '러브 & 걸스'(Love & Girls), '오'(Oh),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유닛 태티서(태연·티파니·서현)의 '트윙클'(Twinkle) 등을 앙코르 무대로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소녀시대는 다음 달 20·2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콘서트는 2년 만인데,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이 순간을 함께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서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