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 향방이 결정될 우즈베키스탄전이 수중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최 감독의 표현대로 '결승전과 마찬가지'인 경기다. 이날 승점 3을 획득하면 본선 진출이 거의 확정된다. 만약 지거나 비긴다면 남미 팀과 버거운 플레이오프를 지러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방에서 치르는 경기지만 우즈베크의 사기가 최고조에 달해있고 K리그를 경험한 '지한파' 선수가 많다는 것은 우리에게 불리한 점이다. 여기에 '수중전'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기상청은 경기가 한창일 오후 9시부터 서울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우즈베크전 다음날 새벽 3시부터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지만 강우 시간이 6시간 당겨졌다.
비가 오거나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약팀보다는 기술이 뛰어난 강팀에 더 불리하다.
잔디와 공에 물기가 스며 볼 컨트롤이 힘들어지고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짧은 패스와 조직력보다는 '롱볼'과 개인 능력이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행히 한국은 롱볼을 헤딩으로 따내는 데 있어서는 아시아 최고로 꼽히는 김신욱(25·울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은 이미 훈련에서 김신욱을 선발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4일간의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훈련에서 김신욱은 붙박이 공격수로 섰다.
대표팀이 투톱을 가동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김신욱의 짝으로 누가 낙점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훈련에서는 주로 손흥민(21·함부르크)이 김신욱과 투톱을 형성하는 시간이 많아 '빅앤드스몰' 조합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수중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손흥민보다 '높이'에서 유리한 이동국(34·전북)이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해 '빅앤드빅' 투톱이 가동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있다.
이동국이 김신욱과 짝을 이룬다면 손흥민은 왼쪽 측면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세 선수가 훈련에서 이런 형태로 섰을 때 가장 높은 파괴력을 보인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공개 훈련 마지막날 공격수로 선 이근호가 김신욱과 짝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최강희호(號)는 지난해 8월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한 차례 수중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이근호가 2골을 퍼부으며 2-1로 승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