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썰물처럼 빠져나가
특수는커녕 경제기여도 낮아
주말·방학땐 유령도시 수준
유치전만큼 기존대학 돌봐야
11일 오전 1시 수원시 아주대학교 앞. 늦은 밤시간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아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많아진 터에, 평소 오후 10시면 문을 닫는 분식점도 이날은 새벽 1시까지 바쁘게 손님을 맞았다.
학생들 사이로 정장 차림의 직장인도 적지 않았다. 이 학교 장모(23·여)씨는 "학교 근처로 술을 마시러 오는 외지인들도 많은 데다 시험을 앞두고서는 학생들이 늦게까지 남아있어 유독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흔한 대학가 풍경으로 여길 얘기지만, 대다수 경기도내 대학가의 실상은 이 대학과는 천지차이다. 화성시 수원대학교 부근에는 이날 날이 저물면서 거리를 오가는 학생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학교 앞에 띄엄띄엄 자리잡은 식당과 몇몇 술집들도 그나마 오후 9시 무렵에는 하나 둘씩 불을 끄기 시작했고, 어두워지면서 곧바로 문을 닫은 가게도 적지 않았다. ┃관련기사 3면
주민 이모(25·여)씨는 "올해는 식당도 몇 개 더 들어서 사정이 나아졌다지만, 주말에는 버스도 다니지 않아 40분씩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협성대 부근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정문 앞 20여개 식당, 술집 중 오후 9시를 넘겨서까지 문을 여는 곳은 서너 곳에 불과한 형편이다.
경기도와 기초자치단체들이 저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대학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적어도 경기도내에서 홍대입구, 대학로 등 번잡한 대학로는 먼 나라 얘기다.
'대학 특수'는 고사하고 주변 지역의 '먹거리 경제'에조차 이렇다 할 보탬이 되지 않는다.
설립된 지 오래된 기존 대학들도 수업 후엔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텅 비어 버리는 '학교 공동화'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이나 방학 때는 흡사 유령도시에 가깝다.
경기도와 지자체들이 대학 유치 노력 못지않게 기존 대학 '돌보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박승원(민·광명3) 의원은 "대학이 학생들을 유입시켜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생각에 경기도도 적극적으로 대학 유치에 나섰지만, 정작 기존 대학들이 얼마나 그 지역에 융화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경기도가 기존 대학 돌보기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이슈추적]경기도내 대학교 '공동화 현상' 심각
대학가, 수업 종치면 장사도 종친다
입력 2013-06-1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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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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