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도내엔 질좋은 농수산물 풍부
다양하고 신선한 식재료로
세계인 입맛 사로 잡을수 있는
차별화 된 고급음식 개발 시급
여기에 수라상·명절 상차림 등
테마입혀 호기심도 자극해야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문화에 세계인의 취향에 맞는 특별한 뮤직, 비디오, 춤 등이 가미되어 세계인의 인기를 끌고 있다.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말춤에 이어 '젠틀맨' 뮤직 비디오를 발표하여 세계를 열광시켰다. 우리 스타일의 노래, 이른바 K-pop이 세계인의 취향에도 맞는 것이다. 한국 특유의 신바람 춤이 가미된 댄스뮤직이 전통적인 생각과 달리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때 우리가 즐겼던 관광버스 춤과 노래가 한류열풍의 뿌리가 된다고 한다. 한류열풍의 기본은 한국 문화이나 한국인 특유의 신바람 정서가 견인차 역할을 한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우리 정서가 한류열풍의 원조인 것이다.

한류열풍의 다음 타자는 한국 음식이라고 한다.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국음식이 세계적 인기를 끈 경험도 있다. 한국 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인기는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난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이 모여 있어 '식품합중국'이라고 불리는 곳이 미국이다. 미국 뉴욕시민을 상대로 한식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2009년에는 9% 정도였으나 2011년에는 41%로 높아졌다. 동남아시아에서도 한국음식이 선풍적 열기를 일으키고 있다. 싱가포르의 한 식당 주인은 한국 식당 수가 불과 몇 년 사이에 서너 배나 증가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식품대전(Korea Food Show 2013)'이 지난달 고양 킨텍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50개국의 1천600개 업체가 참여하였고 9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음식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고, 특히 식자재의 다양성과 풍부함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 음식이 가진 기능성, 건강성이 객관적으로 증명된다면 글로벌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임은 분명하다.

경기도는 논농사, 밭농사가 고루 발달하여 곡물과 채소가 풍부하다. 여주나 이천의 좋은 쌀, 가평이나 강화의 떡, 산간지방의 다양한 산채, 서해안의 굴, 조개 등의 해산물 등 질 좋은 식재료가 풍부하다. 풍수해 등 자연재해도 피해간다고 할 정도로 농사짓기 좋은 지역이 경기도다. 서울, 강원도, 충청도와 접해 있어 여러 지방 음식의 특징을 조화롭게 갖춘 것도 경기도 음식이다. 경기도 음식은 소박하고 다양하나 대체로 수수하다는 평을 듣는다. 경기도에서 조상들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 있는 음식을 만들어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고급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이 1천만명을 돌파하였다. 이들이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고급 경기도 음식이 필요하다. 싸구려음식, 박리다매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인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는 테마 음식을 만들어 상품화하자.

경기도 음식이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갖추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른바 건강성이나 기능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산·관·학이 연계하여 머리를 맞대면 쉽게 풀 수 있다. 한국 음식은 기본적으로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음식이다. '약과 음식은 근본이 동일하다'는 인식을 경기도 음식에서 실천하면 된다. 또 음식의 다양성과 균형성, 문화적 특성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깊은 멋과 맛이 담긴 김치, 장, 젓갈 등 발효음식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차별화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문화민족이다. 여러 가지 음식을 개발하고 여기에 스토리를 입히자. 수라상, 돌상, 제사상, 혼례음식, 명절 상차림, 회갑연 상차림 등 격식과 법도를 중시한 상차림을 개발하여 외국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자.

스포츠계에서 자주 쓰는 문구 중에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다. 소극적 방어태세를 버리고 적극적인 공격자세로 전환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개방화라는 세계적 물결이 밀려오고 있으나 우리 식품의 품질 향상, 디자인과 포장 개선, 수출시장 다변화 등 총체적 노력을 하면 극복할 수 있다. 국운 상승으로 한류열풍이 우리 농업과 식품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우리 스타일의 노래나 영화, 드라마가 세계인의 취향에 맞는 것처럼 우리 스타일의 경기도 음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세계시장도 석권할 수 있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