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13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경남지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의를 요구한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처리를 놓고 상위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문제가 없으면 내주에 공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와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가 증인 출석을 요구하더라도 거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홍 지사는 지방고유 사무인 진주의료원 휴·폐업 관련 국정조사가 권한쟁의 심판 대상인지 검토한 후 국정조사 기관 보고를 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국정조사 특위의 조사계획 전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홍 지사의 언급은 이날 국회가 공공의료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고 오는 24일 자신을 포함해 증인 채택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치권을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에 이어 국정조사 계획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11일 진주의료원 해산조례 처리를 관철한 그로선 막판에 와서 밀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진주의료원 휴폐업이 지방 고유사무며 다른 광역자치단체장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라고 언급, 정치권에선 광역단체장 입장에서 향후 정치적 진로를 결정짓는 일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장관의 의료원 해산 조례 재의 요구에 대해 홍 지사는 "장관 요구를 거부하면 장관이 다시 대법원에 제소할 수는 있다"며 "재의 요구를 했다고 해서 도지사 행위가 반드시 거기에 구속되진 않으며 공포는 지사 권한"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산 조례가 상위법에 위반되는지 검토해보고 공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야당 도의원들이 제기하는 회의규칙 위반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방고유 사무인 진주의료원 관련 국정조사를 받기 어렵다"며 "이번에 선례를 만들어 버리면 고유사무도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받는 것이 일반화 돼 버린다"고 주장했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같은 입장이며 지방과 중앙의 사무 구분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를 여러 곳에서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에서 전권을 갖고 휘두르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도 했다.

30여 년간 지자체가 고유사무 관련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거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번 국정조사 자체는 잘하는 것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진주의료원 조사를 수용하면 가을 국정감사 때 다른 상임위에서도 경쟁적으로 진주의료원을 감사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인 채택에 대해서도 그는 "증인이든 참고인이든 나갈 의무가 없다"며 "정책 조사이면 굳이 청문회식으로 사람 불러서 창피 주고 죄인 다루듯 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는 경남도 기관 보고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에 대한 보고는 해야 하고 자료 제공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경남도가 고유사무로 국정조사장에서 기관 보고를 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이나 국정조사 관련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기관 보고때 국정조사장에 참석하지 않을 것인지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홍 지사는 야권에서 추진 중인 진주의료원 폐업 무효화를 위한 주민투표에 관련해선 "어차피 내년 지방선거에서 (진주의료원을 포함한) 포괄적인 심판을 받을 것이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내년 도지사 재선 의사를 분명히 한 그는 주민투표 비용이 1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고 지방선거 직전인 내년 상반기에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