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I의 자회사 DCRE가 신청한 '등록세 등 지방세 부과처분 취소 심판청구'에 대해 지난 14일 조세심판원이 기각을 결정함에 따라 1천7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하게 된 OCI. 사진은 16일 오후 인천시 남구 학이동 OCI 인천공장./조재현기자
인천시가 OCI와 맞붙은 1천700억원 세금 전쟁에서 승리했다.

조세심판원은 지난 14일 심판관 합동회의를 열고, OCI의 자회사 DCRE가 신청한 '등록세 등 지방세 부과처분 취소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DCRE는 세금 1천727억원(250억원은 납부)과 가산금 160억원 등 총 1천900억원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번 기각에 따라 국세청도 법인세 2천600억원을 추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OCI와 DCRE는 총 4천5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처지다.

이날 개최된 합동회의에 참석한 심판관들은 이 사건의 쟁점 3가지에 대해 각각 표결에 부쳤고, 3가지 모두 세금 감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관련기사 3면

합동회의 전 단계인 지난 1월의 심판관회의에서도 참여 심판관 전원이 이견없이 'OCI와 DCRE가 기업을 분할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특례요건을 하나도 충족하지 않았다'고 의결한 바 있다.

3가지 특례요건이란 'OCI와 DCRE가 독립된 사업부문을 분할했느냐' 'DCRE가 OCI의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느냐' 'DCRE가 OCI로부터 승계받은 사업을 계속했느냐' 등이다.

기업을 분할하면서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서는 이 3가지 중 1가지라도 벗어나면 안 되는데, 조세심판원은 3가지 모두를 충족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8년 5월, OCI에서 분할한 DCRE는 세금감면 조건을 충족했다면서 인천 남구청에 세금감면 신청을 했고, 남구는 신고내용대로 면제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2011년 11월 남구에 대한 감사에서 이 면제조치가 잘못됐다는 점을 밝혀냈고, 2012년 1월 27일 남구에 부과처분 지시를 내렸다.

남구로부터 과세처분을 받은 DCRE는 3개월 뒤인 4월 26일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다.

조세심판원의 이날 결정에 대해 DCRE 측은 "인천시의 지방세 추징은 조세 관련 법규에 기반하지 않은 부당한 행정행위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지방세 추징을 무효화하도록 행정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와 인천지역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16일 "조세심판원의 기각을 환영한다"면서 "OCI는 행정소송 운운하지 말고 세금을 조속히 납부하라"고 촉구했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