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송 시장은 한국의 기적을 만든 산업 키워드로 포항제철과 삼성반도체를 들었다. 그리고 BT와 IT의 융복합산업이 미래의 키워드이며,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그 기적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한다. 유 장관은 인천의 잠재력의 바탕으로 국내보다 세계를 향한 경쟁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도 해외동포들의 모임에서 인천에 대한 투자가 화제가 된 사실을 소개했다.
각종 수도권 규제가 살아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의 성장을 리드하는 미래 도시로서 인천을 높게 평가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EIU는 인천의 항만과 공항 그리고 경제자유구역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았다. 물론 송도의 신항만 건설과 인천공항의 2단계 확장 그리고 경제자유구역의 인프라 구축이 평가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EIU 보고서에 담긴 뜻은 기존 인천의 발전 전략에 대한 수정필요성이다. 인천은 현재 '2025 인천도시기본계획'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정비법으로 대변되는 각종 규제 속에서 발전전략을 수립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2033년은 개항 150주년이고,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시점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도시로서 비상하기 위해 도시의 기본 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지역 내의 대학을 세계적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총명한 젊은이들이 인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함께 일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 문화, 교통, 안전, 여가, 주택, 물가, 환경 등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인천항의 기능 강화도 급선무다. 중국의 창지투 전략과 북한의 나선항은 인천의 물류에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이 가까이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천항의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주변 국가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인천국제공항은 저가항공사의 허브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김포공항이 저가항공의 허브기지가 되면 이원화로 인한 경쟁력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입장에서 보면 수도권 규제완화만큼 중요한 것이 '정시성'의 확보다. 인천은 고속도로와 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에서 크게 뒤떨어져 있다. 인천은 진출입할 때마다 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도시가 되었다. 경인고속도로의 지하화, 경인철도의 지하화, 세종시와 광명 그리고 인천시내와 인천국제공항을 연계하는 KTX 건설이 필요한 이유다.
EIU 보고서의 예측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가지를 우선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인천시, 대학, 언론사, 인천항만공사, 인천공항공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발전연구원, 각종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인천도시경쟁력 강화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둘째, '2030 인천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을 바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많은 계획들이 서울, 경기, 그리고 중앙정부와 연계된 것들이라서 바로 시작해도 그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2025년의 미래는 반드시 온다. 과연 인천이 EIU의 예측처럼 세계적인 경쟁도시가 될 것인가. 그 답은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추진하고,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있다. 그것이 EIU 보고서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인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