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은 국제노동기구가 정한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아동노동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2억1천500만여명의 아동이 노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힘겨운 노동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그중 2만2천여명은 노동 착취로 사망한다고 한다.
지구반대편, 어린아이의 손으로 만들어진 축구공을 가지고 놀면서, 혹은 우리가 열광하는 '패스트패션'으로 목숨을 잃은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 소식을 접하면서도 아무런 마음의 부담감과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자신의 '공감능력'(empathy quotient)을 돌아보아야 한다.
'공감능력'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타인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고 느낄 수 있는 뇌의 작용이다. 인간에게 '공감'이란 서로 소통하며 신뢰를 형성할 뿐 아니라 이타심을 키워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다. 학교폭력, 왕따 등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이러한 '공감능력'을 키우는 일은 지구촌 곳곳에서 질병, 가난, 빈곤 등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일과 일맥상통한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일은 고도의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극히 작은 관심과 사랑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굿네이버스는 어린 시절부터 세계시민으로서 지구촌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성숙한 나눔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지난 2009년부터 '지구촌 나눔 가족 희망편지쓰기 대회'를 실시해 왔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지구촌 나눔 가족 희망편지쓰기 대회'는 굿네이버스에서 배포한 교육용 CD를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시청하고 빈곤가정에서 살면서 아동노동의 현장으로 내몰린 '비샬'에게 희망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5년간 약 1천만명의 아이들이 나눔교육을 통해 공감능력을 키우고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얼마 전 굿네이버스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되었다. '지구촌 나눔 가족 희망편지쓰기 대회'에 참여한 한 아이의 편지였다. 편지에는 어릴 때부터 장애가 있어 친구들에게 항상 놀림을 받던 자신이 네팔의 비샬 영상을 보고나서 현재의 삶과 가정, 이웃이 있다는 것에 행복을 발견하고 본인보다 더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싶어졌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풍부한 '공감능력'을 갖춘 세계시민이 된다면, 아동노동 현장에서 힘겨운 망치소리가 사라지고 아이들의 희망찬 목소리가 지구촌에 가득할 것이다.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의 공감능력은 안녕하십니까?"
/박병기 굿네이버스 경기2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