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해석하는 여야…
정권 바뀔때마다 부정부패 연루
처벌받는 정치·경제인들…
전교조 좌편향교육 애국심약화 등
국가 위기적 상황 그대로 노출
6월은 국가보훈의 달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자들과 그 가족을 위로하는 달이기도 하다.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애국애족하는 마음으로 국민이 똘똘 뭉쳐 국가 정체성과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하겠다. 국가정체성이란 한 국가의 정치, 경제 등의 지배적 사회제도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지니는 믿음과 일체감을 의미하기도 하고, 문화와 생활방식 등 국가공동체가 지니는 삶의 양식이나 가치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관련되기도 한다. 또한 국가정체성은 사회통합 혹은 국민통합에 있어 가장 기초적 토대가 되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흔히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든다. 따라서 국가정체성이 흔들린다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국민이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해 그리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가 주도하는 방향의 일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가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허약한 체제가 되어 외부의 충격이 없이도 스스로 와해되어 버리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구소련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소비에트 연방의 시민들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도가 혁명 직후에 비해 현저히 낮아져 있었으며, 서구로부터 유입된 합리주의, 실용주의, 자유주의 사상의 확대로 인해 국가정체성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10년을 거치면서 시대착오적이며 소모적인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첨예화되었고, 좌파와 우파로 나뉜 남·남 갈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현재까지도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 행보에 있어서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소신껏 행동하지 못하며, 지역주의와 이기적 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에 처해 있다. 남북회담 연기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한의 행태를 놓고 제각각 해석하고 생각 없이 해석하는 여야의 형태가 꼴불견이다.
한국 사회를 이끌어간다고 하는 지도급 인사들은 어떠한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많은 정치인, 경제인들이 부정부패와 연관되어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그 중 대다수는 결국 처벌을 받는다. 지금도 원자력발전소 부품비리가 생산차질과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사회지도층 인사의 도덕적 불감증은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 사라지고 무력감에 빠지게 만든다. 결국 이기주의와 기회주의는 더욱 확산되고, 국민통합과 대동단결은 점점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그 밖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환경도 우리에게 국가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을 검토하게 한다. 호시탐탐 적화야욕을 숨기지 못하고 무력도발을 일삼는 북한은 열외로 하더라도 비약적 경제성장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 면에서 G2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과 군사대국주의, 또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로 늘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본을 좌우로 두고 있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도 좌편향된 전교조 교육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안보의식, 애국심 및 공동체의식은 현저히 약화되었으며, 그 단편적인 예로 군 복무를 기피하는 사회현상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또한 낮은 출산율, 만혼,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해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성장 동력이 약화된 점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모든 것들은 현재 우리 대한민국이 우려할 정도의 국가 위기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6월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국가정체성 확립과 그것을 통한 국민통합이 절체절명의 국가적 사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국민들에게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위한 가능한 모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사회지도층은 솔선수범해서 법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