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자기엑스포의 주행사 지역인 이천시가 정부의 획일적인 수도권 규제 정책의 덫에 걸려 관광명소로의 발돋움은 고사하고 극심한 경제 황폐화를 거듭하며 '버려진 땅'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 70년대 2만여명의 인구를 유지하며 지역상권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장호원읍 일대 주민들의 경우 20여년째 제자리걸음만 되풀이 한채 수십m 거리의 다리 건너에 맞붙은 충북 음성군 지역의 잇따른 개발상황을 지켜보며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이 극에 달한 실정이다.
 장호원읍 장호원리 일대 진암택지지구는 지난 96년 11월 당초 10만5천여㎡를 택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사업에 착수했지만 6만㎡까지만 택지조성이 허용된 수정법에 의해 1단계 사업만 마무된뒤 방치되고 있다.
 그나마 각종 상·하수도 배관과 전기·통신관로 설치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금까지 단 한필지도 팔리지 않은 채 '천덕꾸러기 땅' 취급을 받고 있다.
 또 지난 94년 청미천 건너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 5일장이 신설되면서 장호원 재래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으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상인들이 요청하고 있는 종합시장 조성역시 대형유통시설 금지조항에 걸려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다.
 반면 수도권규제를 받지 않는 감곡면 지역에는 4년제 극동대학교와 2년제 극동전문대를 비롯, 30여만평규모의 비메모리반도체 전자 회사가 들어서는등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장호원읍 주민중 상당수가 이미 다리건너 감곡면 지역의 공장 등에 취업하거나 아예 거주지를 옮기는등 지역경제가 황폐 일로를 치닫고 있다.
 장호원리 주민 최모씨(56)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리는 곳이라고 떠들고 있지만 개발의 손발이 꽁꽁 묶여 있는 처지에 손님맞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천시 관계자도 “이천 장호원과 음성 감곡은 수십년간 동일 생활권으로 연결돼 왔으나 행정구역에 의한 수도권 규제로 인해 '천당과 지옥'으로 차별되고 있다”고 말했다.
 /利川=李錫三·李星昊기자·starsk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