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 학원들이 SAT 문제 유출 의혹으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의 SAT 학원 10곳 가운데 6곳 이상이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당국은 이 중 8곳을 등록말소(폐원), 2곳은 고발 조치, 4곳은 교습정지했다. 또 학원을 폐원시킬 수 있는 사유에 시험유출 등 부정행위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경우를 추가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19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 8일부터 6월 14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강남 일대 SAT 학원 61곳을 특별점검한 결과 64%에 해당하는 39곳에서 88건의 규정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적발사유는 교습비 관련(30건), 강사채용·해임관련(15건), 서류 미비치나 부실기재(11건), 신고외 교습과정운영(6건), 시설변경관련(6건), 기타(20건)이었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일부 학원이 SAT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국내 시험 전체와 6월 생물시험이 취소되자 강남 일대 학원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시행했다.

그 결과 일부 학원은 강사 자격이 없는 유학생이나 6∼8개월 단기간 체류하는 미검증 외국인을 조교·강사로 채용하고 이들의 성범죄 경력도 제대로 조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학원 내 유학원을 운영하며 유학 컨설팅비를 부가세 면세사업자인 학원이 받아 탈세 의혹이 있었고, SAT 학원이 유학 미술과정을 가르치거나 보습학원으로 등록해놓고 SAT 수업을 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교육청은 보습학원에서 SAT 수업을 한 학원 2곳을 포함해 벌점 66점 이상인 학원 모두 8곳을 폐원할 방침이다. 폐원은 이의신청과 청문 절차를 거쳐 7월 말께 확정된다.

이번에 폐원되는 학원은 SAT 문제유출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등록은 물론, 설립자 명의나 위치를 바꿔 개원하는 행위도 모두 금지된다.

폐원 대상 학원 8곳의 수강생은 290명가량이다. 1개월 수강신청을 학 학생이 약 200명, 2개월 신청할 학생인 90명이다.

서울교육청은 19일 중 폐원 대상 학원에 공문을 보내 수강료는 반환토록 할 방침이다. 학생이 원하면 인근 학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서울교육청 오석규 평생진로교육국장은 "학원 수강료는 5일 이내 반환하게 돼 있다"며 "제때 반환하지 않는 학원은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원에서 SAT를 불법교습하거나 대학교 강의실을 빌려 SAT를 가르친 무등록 학원 2곳은 검찰에 고발한다.

이외에도 4곳은 교습정지(7∼90일)하고 25곳에는 벌점을 부과한다. 과태료는 모두 12곳에 2천850만원을 부과한다.

이번 점검에서 학원들의 문제 유출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다.

오 국장은 "12곳 정도가 문제 유출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학생·학부모 면담만으로는 정확한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며 "다만, 이번에 폐원된 학원 중 서너곳은 문제 유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학원 운영자가 위법행위를 했을 때 다시 개원할 수 없는 기간을 금고 이상은 3년에서 5년, 벌금형은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학원 강사의 위법행위도 규제하도록 학원법 제9조를 개정한다.

또 학원법 제17조 폐원 사유에 국내외 공인시험과 관련해 부정행위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를 추가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학원이 처벌받을 법적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여름방학이 끝나는 오는 8월 말까지 SAT 학원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문제유출 의혹을 받는 학원이나 학원장·강사는 추적 관리하고 관련 정보 수집 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교습비를 과도하게 받거나 학원에서 유학원을 운영해 탈세 의혹이 있는 경우는 세무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