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MICE산업이 성공하려면
국제수준의 숙박시설과
지역 대표하는 먹거리 제공
쇼핑공간·볼거리 마련 등
각종 인프라시설 갖춰져야
여기에 시민들 관심도 중요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대형 국제회의와 전시회 등의 개최가 많아지면서 MICE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ICE산업은 국가기관 또는 민간단체에서 개최된 각종 국제회의, 국제전시회 등과 관련된 산업으로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MICE산업의 사례로 2011년 9월 중국의 바오젠일용품유한공사가 인센티브 관광으로 직원 1만여명을 방한하게 한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MICE로 인한 한국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난 2010년 생산유발 6조382억원(고용유발 5만6천847명)에서 2011년 28조3천888억원(26만7천245명)으로 약 4.8배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MICE산업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그 지역 주민 삶의 질을 보다 윤택하게 해준다. 지역 내 좋은 전시회나 박람회가 자주 열리면 가족이나 친구끼리 손쉽게 접하면서 그 분야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게 된다. 또한 각종 국제회의나 포상관광으로 인해 글로벌화가 자연스럽게 촉진된다. 최근 인천의 GCF 사무국 유치 등과 같은 사례는 학생들에게도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환경문제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국제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이처럼 MICE산업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지만 서울, 부산 등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면 크게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 국제협회연합(UIA)이 발표한 '2012년 국제컨벤션통계' 도시별 순위에 따르면 서울은 총 253건의 컨벤션이 개최돼 2010년, 2011년에 이어 3년 연속 세계 5위 컨벤션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이런 성과를 얻은 것은 국제도시에 걸맞은 고무적인 결과이지만 한편 서울 등에만 집중되는 전시 및 비즈니스산업은 수도권 주변 도시에는 큰 파급효과가 없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의 사례를 살펴보자.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인천지역의 2011년 기준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83건 정도로 시도별 국제회의 개최 건수로는 서울과 부산, 제주, 대구에 이어 5위다. 인천의 경우 송도, 청라 등 경제자유도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주요 도시에 비해 MICE산업이 부진한 편이다.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경제자유구역에 부응할 수 있도록 MICE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MICE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쉴거리 등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방법을 강구해야 된다.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고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색 있는 지역 축제를 활성화하여야 한다. 지역 축제나 이벤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사의 지속성과 홍보,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준비하는 행사로 이어져야 한다. 2009년 '인천방문의 해 행사'를 예로 보더라도 인천마니아 축제, 인천바다 낚시대회, 세계 대중예술 축제, 아트서커스, 전통시장 축제 등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 등이 열렸지만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행사는 많지 않다. 특히, 인천의 경우 바다와 접하고 있어 해양 레포츠, 해양 관광을 테마로 한 축제 행사를 정착시키도록 해야 한다.

또한 MICE산업 성공 조건으로 각종 인프라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국제 수준에 걸맞은 충분한 숙박시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 제공과 전통시장 등 쇼핑 공간, 국제회의와 전시 중간에 볼 수 있는 클래식과 록 음악, 서커스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함께 어우러지도록 해야 한다. 물론 시민들의 관심과 주민 친절,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등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볼거리, 먹거리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관 주도가 아니라 서울 MICE 민관협력체인 '서울 마이스 얼라이언스(Seoul MICE Alliance)'와 같이 그 지역의 컨벤션센터, 호텔, 국제회의 전문기획사, 여행사, 수송, 공연기획사, 지역내 대학, 상인, 지역 주민 등 MICE 관련 주체들로 구성된 민간협의체가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지역의 MICE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