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인천시가 모처럼 가뭄에 단비 내리듯 큰 일을 해냈다. 인천시 남구가 면세조치한 지방세를 인천시 감사팀이 그 부당성을 밝혀내고 주위의 압력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소신과 철학으로 1천900여억원을 부과조치 한 것이다. 공을 세우기 위하여 일을 꾸민 것이 아니라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각오하면서도 오직 시민과 정의를 위해 공직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최근 이를 두고 조세심판원이 1년여의 기간과 7회의 심리를 거쳐 DCRE(동양화학자회사)의 기업분할이 법에 정한 지방세 감면 조항에 맞지 않는다고 최종 판결하였다. 1천900여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것이 많이 부각되었지만 필자는 그동안 세간의 뜨거운 감자였던 동양화학 폐석회 문제를 다시 공론화시키는 계기도 마련된 것이기에 이번 판결이 주는 의미가 범상치 않다는 생각이다.
그 중 일등공신으로 알려진 최모 서기관은 필자가 연수구청장으로 재직시 함께 근무했었다. 평소 과묵하고 기획력과 책임성을 겸비한 출중한 공직자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곤 하였는데 시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의로움까지 더하여 인천시정 사상 초유의 신기원을 남긴 것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주변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소신을 가지고 국내 최고의 변호사와 역시 국내 굴지의 회계 법인을 상대로 철저한 자료와 근거를 통해 대응을 하였다. 한 명은 방대한 자료를 찾고 실무 동향을 관리하고, 한 명은 답변서를 작성하고, 심판관 회의 진술 등을 전담하였다고 한다. 이 일을 하면서 잠을 못 이룬 날이 수 없이 많았으리라. 만약 잘못되었을 때 쏟아질 비난과 그 후에 빚어질 상황에 대해 엄청난 부담 속에 고민을 하였을 것이다.
시에서도 철저히 대응하겠지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이제 시민들이 나서야 할 일이 새로 생겼다. 동양화학부지는 오랜 방황 끝에 올해 안으로 착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공사 터파기 과정에서 나올 수많은 폐석회를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감시하는 것은 시민의 책임이다. 인천의 환경을 진정 생각한다면 그동안 동양화학의 폐석회문제에 갑자기 침묵하는 환경단체들도 도대체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제는 입을 열어야 한다. 시의 주장대로 폐석회 처리 협약과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인천을 위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할 일이다.
그리고 송영길 시장에게 건의한다. 이번에 지방세 사상 유례없는 공을 세우고, 더 나아가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폐석회 처리의 새로운 화두를 던져 준 두 공로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큰 포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건의이다. 이것은 나만의 바람이 아니라 이 사실을 접한 시민들의 공통된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 시민에게 봉사하는, 힘든 일을 찾아서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는 제2, 제3의 공무원들이 생겨나 송영길 시장의 주변을 든든히 지키고 인천시를 이끌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신원철 前인천연수구청장·(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