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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다 홈런 기록을 달성한 이승엽이 20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기록 달성 기념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쓴 이승엽(37·삼성 라이온즈)은 "은퇴할 때까지 400홈런은 꼭 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1-1이던 3회 1사 1,3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윤희상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시즌 7호이자 개인 통산 352호 홈런으로, 최다 홈런 타이틀을 양준혁(은퇴)에게서 넘겨받았다.
이승엽은 올 시즌 정규리그 개막 이래 한 차례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채 직전 경기까지 타율 0.229로 심각한 부진에 허덕였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날 3점포를 포함해 5타수 3안타에 3타점 1득점을 기록, 그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렸고, 새 이정표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이름과 등번호, 팀 로고가 금색으로 덧칠된 특별 제작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이승엽은 오랜만에 홀가분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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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352호 홈런을 친 삼성 라이온스 이승엽이 20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 사실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홈런 기록을 생각할 타격이나 성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홈런은 안타의 연장이다. 결국 공이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안타가 나와야 홈런이 나오기 때문에 안타를 많이 치고 싶다. 홈런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내가 안 좋은 상황에서 후배들 덕분에 팀이 1위를 달리고 있다. 내가 더 잘해서 팀이 계속 올라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 오늘 경기 전부터 몸이 가벼워 보이더라.
▲ 그런 건 없었다. 연습 때는 항상 좋다. 경기 끝마치면 성적이 안 좋아서 풀이 죽었을 뿐 게임 전에는 항상 똑같이 했다.
-- 최다 홈런 타이기록 세운 후 부진했다.
▲ 부담감까지는 아니었고, '내가 안 좋기는 안 좋구나. 이건 아닌데,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책도 많이 했고, 자신감도 많이 잃었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에 연습하라는 조언이 떠올라 연습에 매진했다.
-- (홈런 당시) 바깥쪽 공 예상했나?
▲ 투 스트라이크(투 볼)였으니까 몸쪽 직구나 바깥쪽 포크볼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바깥쪽으로 들어오니까 직구와 변화구 확률을 50-50으로 봤다. 그래서 조금 늦은 감이 있었는데 스윙이 잘됐다.
-- 일본에서의 홈런까지 포함해 총 511호다. 앞으로 몇 개나 더 치고 싶나?
▲ 일본 기록이 공식 기록으로 합산되지 않으니까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352개 쳤으니까 그만둘 때까지 400개는 치고 싶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400개 친 사람이 없으니까. 400개 치면 지금보다는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언제쯤 400홈런이 가능할 것 같나?
▲ 칠 수도, 못 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정도는 치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다.
-- 향후 5년 정도는 현역 생활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 기회가 된다면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둘째 아이가 3살인데 아버지가 좋은 야구 선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때쯤 그만 두고 싶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그만두기에는 이르다. 5년을 하고는 싶지만 올라오는 후배들도 있고, 체력이나 실력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매 게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현 추세라면 400홈런 가능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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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2사 1루 삼성 이승엽이 우익수 앞 1루타를 쳐내고 있다. /연합뉴스 |
▲ 2할대 타율 치는데 누가 기다려 줄까.
-- 홈런치고 베이스 돌 때 무슨 생각했나?
▲ 그저 352개 홈런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들뜨지는 않았다. 예전과는 달랐다는 느낌이다. 56개 칠 때와는 다르더라. 세월이 많이 흐른 것 같다.
-- 별다른 세리머니가 없었다.
▲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좌익수가) 점프하기에 잡힌 줄 알았다. 아무런 생각 안 났다.
-- 2003년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인 56개 치던 때와 타구 방향이 비슷했다.
▲ 느낌은 달랐다. 2003년 그때는 진짜 잘 맞았다. 그래도 일단 쳐서 다행이다.
-- 집에서는 오늘 별말 없었나.
▲ 전혀 없었다. 오늘 통화 없이 문자만 했다. 야구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 워낙 안 좋으니까 안 하더라. 며칠 전에는 "볼을 왜 그렇게 치느냐"고 하더라.
-- 홈런 수 늘고 있다.
▲ 근래 좀 친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오래가야 하는데 하루 좋다가 확 떨어져서 답답하다. 20대와는 달리 머리 회전이 느려져서 그런 것 같다. 그 정도로 안 좋다.
-- 352개 홈런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 3개는?
▲ 우선 56홈런이다. 그리고 2002년 시즌 마지막 타석에서 심정수(당시 현대)를 제치고 공동 1위에서 단독 1위로 올라섰던 홈런이 기억난다. 또 이강철 코치한테서 얻은 프로 첫 홈런도 기억난다.
-- 본인의 홈런 대부분을 기억한다고 들었다.
▲ 352개 다는 기억 못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나온 홈런은 기억한다.
--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상대 투수는 누군가?
▲ 최상덕 선배로 기억한다.
--홈런 기록도 좋지만 오늘 안타 많이 쳐서 의미 있을 것 같다.
▲ 그렇다. 3안타 쳤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이게 계속 가야 하는데 하루 좋다 다시 내려오는 게 문제다. '반짝'하는 게 제일 안 좋은 거다. 확 올라오지는 못하더라도 1안타, 2안타씩 치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
-- 본인의 홈런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이는 후계자는 누군가.
▲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정(SK), 박병호(넥센), 김태균(한화) 등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까 앞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록이라는 건 목표가 없으면 나오지 않는 거다. 다른 선수들도 목표를 위해서 달리면 이른 시일 안에 새 기록 나올 거다.
-- 홈런 맞은 투수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
▲ 개인적으로 만나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프로니까 그런 생각은 안 한다. 나도 지금까지 삼진이나 범타로 많이 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