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인천시와 자본금 4천만달러 증자 합의 불구
시한 임박해 계획 변경… 추진 의지·능력 의구심
시, 외국인투자자 현물출자 법적 검토 방향 결정


인천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 개발사업이 외국인 투자자의 '말 바꾸기'로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켐핀스키그룹측이 '현금 출자'가 아닌 '현물 출자' 계획을 갑작스레 전해오면서 인천시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켐핀스키그룹과 이 사업을 추진하는 SPC인 에잇시티(주)측은 이번 '현물출자 논란'으로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전망이 인천시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켐핀스키그룹측이 출자 시한(6월 30일)이 임박한 지난 금요일(6월 28일) 오후에 현물 출자 증빙서류를 보내온 뒤 주말 내내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대책회의의 쟁점은 '외국인 투자 관련법상 현물 출자 가능 여부', '현물 출자 증빙서류 내용 검증' 등이었다.

인천경제청 담당자들은 켐핀스키그룹측이 관련 공문과 증빙서류를 보내오기 전까지 현물 출자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인천경제청 내부에서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레토 위트버 회장이 자본금 4천만달러 증자에 합의한 지난 5월 14일 이후)45일이나 (증자 시간을)줬는데,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 와서 현물 출자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온다.

켐핀스키그룹측이 현금이 아닌 현물을 통한 SPC 자본금 증자를 추진하는 사실을 미리 전해듣지 못했던 인천경제청 담당부서는 부랴부랴 법률자문을 의뢰하는 등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켐핀스키그룹측이 '○○까지 ○○를 증자하겠다'는 인천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때문에 켐핀스키그룹측의 사업 추진 의지와 수행 능력을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송영길 시장은 지난 5월 레토 위트버 회장과의 합의를 통해 '6월 말 4천만달러 증자'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켐핀스키그룹측이 투자 계획과 진행 상황을 '사업 인허가권자'인 인천시에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불투명한 태도를 보여줬다.

외국인투자자의 현물 출자 가능성에 대해 인천시와 에잇시티(주) 양측은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인천시는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