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된 이후 진료수가 인상, 약제비 증가 등으로 인해 월평균 진료비가 분업 이전에 비해 51.7%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의약분업 이후 요양급여 변화 추이'에 따르면 의약분업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월평균 총진료비는 1조5천8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월평균 진료비(9천943억원)에 비해 51.7%(5천143억원)늘어났다.
이중 환자 본인부담금은 작년 상반기 월평균 3천302억원에서 의약분업 이후(2000.11-2001.1) 4천308억원으로 30.5%(1천6억원) 늘어난데 비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금은 6천641억원에서 1조778억원으로 62.3%(4천137억원)나 증가, 보험재정 부담이 훨씬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요양기관별로는 종합병원만 3천948억원에서 3천474억원으로 12.1%(476억원) 감소한 반면 ▲병원은 747억원에서 928억원으로 24.2%(181억원) ▲의원은 3천797억원에서 5천293억원으로 39.4(1천496억원) ▲약국은 296억원(추정)에서 4천19억원으로 1천257% 증가, 의약분업 이후 대형병원보다 동네의원의 진료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약국 보험급여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주로 과거 병원에서 직접 투약하던 의약품이 분업 이후 약국으로 흡수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입원 진료비는 3천187억원에서 3천476억원으로 9.1%(289억원) 늘어난 반면 외래 진료비는 6천756억원에서 1조1천609억원으로 71.8%(4천853억원)나 급증, 의약분업 이후 약국 임의조제(99년 기준 1억7천만건)가 사라진 대신 의료기관 방문이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줬다. 일례로 의원의 평균 외래 환자수는 작년 5월 1천664명에서 12월 1천995명으로 19.9% 증가했다.
의원의 건당 처방일수는 의료계 폐업 등의 영향으로 작년 5월 3.06일에서 12월 3.69일로 늘어났으나 건당 처방약품수는 5.87품목에서 5.58품목으로 4.9%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외래 환자에 대한 주사제 처방은 97년 55.9%에서 작년 1월 54.94%로 거의 비슷한 수준에 있다가 분업 후인 작년 11월에는 47.99%로 떨어져 미미하나마 의약분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경구용과 주사용 항생제를 동시 처방하는 비율이 의원 20.7%, 병원 11.2%, 종합병원 3.8%, 치과병원 2.3%, 종합전문 1.1%로 나타나 항생제 남용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고가약(동일 성분.제형.함량 약품군 중 최고가 약품) 처방 비율이 작년 5월 42.9%에서 11월 62.2%, 12월 58.9%로 높아져 약제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