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 자동차 운전학원들이 판을 치고 있다.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속성 면허취득'이라는 사탕발림 광고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 무등록 학원들은 실제로는 '실내운전연습장'으로, 시뮬레이션 기기만으로 운전연습을 시켜 '부실면허'를 양산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직장인 양모씨(29)는 지난달 '운전면허 3일 완성'이란 생활정보지의 광고를 보고 용인 S운전학원에 등록했다가 낭패를 봤다.
　S학원측은 수강료 25만원만 내면 길어도 5일 이내에 학과·기능시험에 모두 합격시켜 줄 수 있다고 했으나, 이 곳엔 시뮬레이션 장치만 되어있을 뿐 기능시험 코스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씨는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이 학원에 등록했으나 시험장소가 강원도인데다 실제 운전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전북의 모학원까지 가야하는 등 광고와는 너무 달랐다”며 “경기지방경찰청에 확인해본 결과 이 학원은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생활정보지의 광고를 보고 찾아간 수원 D운전연습장 업주 김모씨(47)는 “학원이란 표현은 생활정보지측에서 광고내용에 잘못 표기한 것같다”며 “이같은 연습장이 수원에는 7~8곳, 안양에는 1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대당 800만원씩 하는 시뮬레이션 기기는 실제 자동차만큼 정교해 운전연습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통안전공단 경기지사 김종현교수(39)는 “실제 교통상황은 시뮬레이션처럼 기계적이지 않다”며 “주변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운전교습은 초보운전자들의 운전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운전을 너무 쉽게 생각, 인명경시 풍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면허계 관계자는 “전문·일반학원의 경우 교습시간 등에 규제를 받고 있으나 실내연습장은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실내연습장을 학원이라고 광고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법률적인 검토를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李宰明기자·jmtru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