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넘게 시각차 '제자리'
총 10조원 넘는 규모에도
개발 계획조차 수립 못해
부동산 수익 증대 어려워


인천시와 LH는 인천에서 루원시티,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등 대형 개발사업을 수년 전부터 벌이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추진되는 게 없다.

루원시티와 검단신도시는 아직 정확한 사업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했다. 청라국제도시는 경쟁력 있는 자족도시가 아닌 '아파트촌'으로 전락했지만, 아직도 '터닝포인트'를 잡지 못하고 있다.

LH가 인천시·인천도시공사와 함께 추진하는 이들 사업의 총사업비 규모만 10조원이 넘는다. 이같은 대규모 사업이 표류해도 양측은 접점을 잡지 못하고 수년째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루원시티 개발사업이다.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주변을 입체복합도시로 만들겠다는 루원시티 구상은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이란 이름으로 2006년에 시작됐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인천시와 LH는 2008년 하반기 보상에 착수했다. 하지만 4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루원시티 사업을 바라보는 인천시와 LH의 시각에 차이가 크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를 놓고 볼 때, 이 간격을 좁히는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상호 정보교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시가 간부회의나 시의회 등에서 발표한 루원시티 사업 일정은 LH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인천시는 '공공성'을, LH는 '수익성'을 내세우며 엇박자 행보를 이어왔다. 인천시와 LH는 '루원시티 사업추진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이 나올 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분양을 통한 수익성 증대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루원시티 사업의 3.3㎡당 예상 조성원가는 2천만원 이상인데, 이같은 상황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전략을 수립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또 LH가 영종하늘도시, 검단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등에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도 '루원시티 사업 조기 착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LH는 영종하늘도시와 김포한강신도시에 미분양 물량이 많다는 이유로 검단신도시 신규 공급을 꺼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루원시티에 주거용지를 공급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있다.

이에 대해 한병홍 LH 루원사업단장은 "투자한 사업비가 회수되지 않을 때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업성 확보방안 등 대안만 마련된다면 우리도 빨리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매각전망과 시장수요전망, 수요창출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토지이용계획 등) 그림만 그린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명래·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