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항공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로 사망자 2명을 포함해 백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항공업계는 당혹감과 침통함이 교차했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고장'으로 2일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 공항에 비상 착륙한지 불과 5일 만에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는 그동안 쌓아온 신뢰도에 타격이 올까 전전긍긍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1988년 창사 이래 세 번째 발생한 인명피해 사고다.

1993년 B737-500 여객기가 전남 해남의 한 야산에 충돌해 사망자 66명 등 110명의 사상자 났고, 2011년 7월에는 B747 화물기가 제주 해상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

특히 2011년 사고는 아시아나항공의 18년 무사고 기록은 물론 국내 항공사의 12년 무사고 행진에 종지부를 찍는 사고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1999년 12월 B747-200 화물기가 영국 런던 스텐스테드공항에 추락해 승무원 4명이 사망한 이래 인명피해를 수반한 대형 사고는 없었다.

1983년 옛 소련의 캄차카 근해에서 대한항공 보잉747 여객기가 소련 격투기에 피격돼 탑승객 269명이 숨진 사고가 인명 규모로는 가장 컸고, 1997년 대한항공 B747-300 여객기가 괌에서 추락해 225명이 사망한 것이 그다음 대형 참사로 꼽힌다.

1968년 대한항공이 영업을 시작한 이래 국내 민간 항공사가 부상이나 사망 등 인명사고에 연루된 것은 모두 17차례 안팎이다.

국내 항공업계의 '암흑기'로 통하는 1980년대와 1990년대 나란히 5건으로 가장 많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단 한 건의 인명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항공안전이 본궤도에 오른 시기였다. 업계에서도 "항공안전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뒀다"며 들뜬 시기였다.

실제 이때를 기점으로 국내 항공사에 대한 해외 항공업계의 평가도 눈에 띄게 좋아졌고 이를 발판으로 2010년대 각종 '최고 항공사'상을 휩쓰는 등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나기 사고로 이러한 상승세가 꺾이고 국내 항공안전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벌써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기관의 항공사 평가는 안전에 대한 평가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분명히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