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사고까지 터지면서 주가에 '겹악재'를 만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지면 충돌사고 원인이 조종사 과실이나 항공기 정비 불량으로 밝혀지면 탑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식시장도 사고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은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적게는 123억원에서 최대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영업손실 전망치 평균은 156억원, 당기순손실 평균은 493억원이다.

2분기 실적 전망치가 부진한 것은 일본인 탑승자 수요가 북한 위협,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중국 노선 수요마저 줄어 어려움을 겪었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과 이자비용이 증가한 탓에 당기순손실 규모도 지난 분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211억원과 당기순손실 482억원을 냈다.

2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모두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맥을 못 췄다.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17.28% 하락했고 최근 한 달 동안 5.00% 내렸다.

3분기 실적은 여름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뜻밖의 항공기 사고로 3분기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사고 항공기는 총 23억8천만달러(약 2조7천180억원)의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어 직접적 손실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의 영업전망이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사고 원인이 조종사 과실이나 기체 결함으로 밝혀지면 주가에 단기적 악재가 될 수 있다"며 "3분기 흑자가 예상되지만 사고 원인과 앞으로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성수기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개선되겠지만,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천89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형 사고를 만난 데 따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다른 계열사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커졌다.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나빠지면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금호산업 지원 등 그룹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OZ 214편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탑승 인원 중 10대 중국인 여성 2명이 사망하고 18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입원 승객 중 5명은 중태여서 인명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사고 원인으로는 기체결함, 조종사 실수 등 모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미국 관계 기관은 사고에 대한 합동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