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등 300여 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해 중국인 2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했다. 부상자중 한국인 5명은 위독한 상태다. 사고기는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인천을 경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214편(기종 보잉 777-200ER)으로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등 총 30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객은 중국인이 141명, 한국인 77명, 미국인 61명, 일본인이 1명씩 탑승했다. 중국에서 출발, 서울을 경유해 중국인 탑승자가 많았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바닷가에 인접해 있어 갑작스런 돌풍이 부는 등 미국에서도 이·착륙이 까다롭고 위험한 공항으로 꼽혀왔다.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고기는 제2 활주로에 착륙하던 중 비행기 앞쪽이 들리면서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닿았고 이 과정에서 동체가 돌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폭발이 없었던 게 다행이다. 비행기는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이 가장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업계는 역대 항공사고 중 70∼80%가 이륙 후 3분 내, 착륙 전 8분 내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97년 8월 2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 사고, 80명이 숨진 1989년 대한항공 트리폴리공항 추락사고와 1993년 7월 전남 해남군 마천부락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보잉 737기 사고도 착륙 직전 발생했다. 이번 사고도 마찬가지다.

이번 참사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과 정황을 분석해 볼 때 기체결함, 조종미숙의 분석이 유력하다. 착륙과정과 조종사 음성이 담긴 블랙박스는 현재 미국 당국이 회수해 정밀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질 것이다. 비행기 사고는 보통 대형참사를 불러왔다. 사망자가 소수에 그친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이번 사고를 접하면서 우리는 그저 망연자실한 비통한 심정으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아울러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 정부와 해당 항공사는 사고원인 규명과는 별도로 희생자에 대한 보상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차질없이 처리해야 하는 등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