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된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전시회를 찾은 어린이 단체관람객들이 피카소 도자기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지난 6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된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전시회는 피카소 작품의 다채로운 양식과 테크닉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피카소와 관련된 국내 최대 전시회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피카소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판화·도자기·삽화 등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많은 수의 피카소의 작품을 한번에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품수만 200여점이 넘고, 피카소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도 90여점이나 된다. 작품수가 많다 보니 피카소의 작품 기법과 특색, 표현 양식 등을 다양하게 엿볼 수 있고, 서로 비교해 특징을 찾아보는 재미도 찾을 수 있다.

▲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작품을 관람하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임순석기자
작품중에는 판화가 많다. 여러장 찍어내는 판화 기법의 특성을 피카소가 어떻게 활용했고, 또 어떤 표현 기법을 사용했는지 등을 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전시회는 주제별로 총 14개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1~3섹션은 피카소의 여인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피카소는 평생 총 7명의 여인과 사귀었으며, 2번 결혼했고 4명의 아이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피카소의 예술적 열정의 근간에는 이 여성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작품 모티브나 소재로 그가 사귀었던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1~3섹션은 피카소의 연인이었던 프랑수아즈, 자클린을 대상으로 한 여러 작품이 전시돼 있다.

▲ 피카소 전시회장 한편에 마련된 피카소 어린이 체험학습장을 찾은 '꼬마 피카소'들이 색색의 크레파스로 도화지에 가족과 친구 얼굴을 그리고 있다./임순석기자
석판화 등으로 만들어진 이 두 여인의 작품을 보면, 피카소가 이 여성들에게서 느낀 감정 변화를 어떻게 작품에 반영시켜 표현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4~6섹션은 '인간에 대한 탐구'란 주제로 채워졌다. 누드, 남성의 얼굴, 영원한 여성성 등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심리를 표현한 작품들이 모여 있다.

드로잉으로 표현한 신체의 곡선이라든가 입체파 기법으로 만든 인물 석판화는 피카소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7~8섹션에는 피카소가 그린 정물·동물화가 전시돼 있다. 세잔의 영향을 받은 피카소의 정물화는 기존의 원근법을 초월한 다시점 기법이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

▲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관람하고 있다./임순석기자
전세계 사람들이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인식하게 된 것도 피카소의 작품때문이다.

1949년 공산당이 주최하는 평화회의가 파리에서 열리게 됐는데, 이 회의 포스터 제작을 피카소가 맡았다. 피카소가 작품 소재로 비둘기를 사용하면서 비둘기가 평화의 이미지로 정착됐다고 한다.

9~14섹션은 삽화가로서의 피카소의 면모를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피카소는 오노레드 발자크 등 당시 대문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이 쓴 시나 소설의 삽화를 도맡아 그렸다.

▲ 주말을 맞아 피카소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작품 기법과 특색, 표현 양식 등을 감상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선과 색, 지면 구성 등에 날카로운 감각을 지녔던 피카소는 잡지 표지, 포스터, 판화 등 그래픽 예술 전 분야에 걸쳐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에 전시되는 주요 작품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일러스트를 비롯해 오노레드 발자크의 '미지의 걸작' 표지 삽화 등 수십 종에 달한다.

피카소재단의 마리오 비르힐리오 몬타네아스 아로요 치프 큐레이터는 "피카소는 단 한 번도 특정한 기법, 스타일, 주제에 안주한 적이 없었던 예술가"라며 "이번 전시는 피카소라는 예술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