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제약회사의 약품을 채택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받은 의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주요 병원들의 의약품납품 관련 비리에 대한 수사를 벌여 149개 병원 1천여명의 의사들이 D, J, H, H, M, I 등 7개 제약사와 약품도매상 D사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28억원 정도를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중 의사 86명과 약품회사 임직원 69명 등 155명을 배임 증.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입건된 의사들은 대학교수 52명과 전문의 28명, 레지던트 6명 등이며 이중 1천만원 이상을 수수한 경우가 8명, 500만원 이상 56명, 300만원 이상 15명, 300만원 미만 7명 등이다.
이들중 500만원 이하의 금품을 수수한 의사들은 금액은 적지만 매달 정기적으로 30만∼100만원의 현찰을 받았거나 제약회사에 먼저 학회비, 금품 등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나빠 입건됐다.
경찰청은 또 500만원 이상 고액수수자들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로 여죄를 캐내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100만∼500만원 상당의 금품수수자들의 명단은 보건복지부에 통보, 행정처분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병원별 금품수수 상황을 보면 Y병원에서 126명의 의사들이 2억7천500만원을 받아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고 C병원 137명 2억6천600만원, S병원 105명 1억8천400만원, 다른 S병원 81명 1억6천800만원, J병원 61명 1억6천400만원, B병원 88명 1억3천800만원, K병원 83명 1억3천400만원 등 7개병원 의사들이 1억원 이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H, I, W 등 12개 병원 의사들이 각각 3천만∼7천만원 상당의 금액을 수수했다.
금품수수 사례중에는 S병원 김모(45)씨가 지난 99년 미국에서 열린 노인병학회에 참가하면서 H제약 제품의 고혈압 치료제를 계속 처방해주는 조건으로 H제약 영업사원 이모(42)씨로부터 미국 왕복항공권 390만원과 호텔 체제비 530만원을 받는 등 3회에 걸쳐 1천300만원을 수수했다.
또 B병원 김모(45)씨는 지난 97년 영국에서 열린 파킨슨병학회에 참가하면서 M제약 김모(40)씨로부터 M사의 파킨슨병 치료제를 계속 처방해주기로 하고 505만원을 받는 등 5차례에 걸쳐 1천900만원 상당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