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를 냈지만 미국 여행객들이 이에 영향을 받아 아시아나 등 외국 항공사를 외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미국 ABC 방송이 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미국인들이 항공사를 선택할 때 안전도를 따지기보다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항공사의 빈약한 서비스에 익숙한 미국 승객들 처지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용품을 제공하는 외국 항공사에 끌리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아시아나 항공이 사고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고 중국 시장에서는 다소 타격을 입을 수도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권 가격비교·예약 사이트인 패어컴페어(FareCompare)의 CEO 릭 시니는 "미국 여행객 사이에서 외국 항공사는 미국 회사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고급이라고 여겨지지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니는 이같은 '외국 항공사'의 예로 싱가포르항공이나 에미리츠항공 등을 들었다.

ABC 방송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한식 기내식과 탑승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 이들 회사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투자리서치 회사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닐 디호라도 항공기 사고가 드물게 일어나기 때문에 이번 사고의 영향으로 아시아나를 비롯한 다른 항공사 이용객이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항공권 예약 사이트 '에어페어와치독'(AirFareWatchdog.com)의 조지 호비카 대표 역시 "항공사고의 충격파는 오래가지 않는 경향이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에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과하며 허리를 깊이 숙인 데 대해 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광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 재벌기업 특유의 가부장적이고 가족적인 기업문화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가부장'인 대표자가 이끄는 한국의 재벌기업은 많은 경우 유교 사회에서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가족'을 확대한 것처럼 운영되며 기업과 소비자 간의 유대관계도 그 연장 선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커지는데 아시아나항공 임원진들이 '용서를 구하며 절을 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