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피카소전시회가 지난 7월 6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특별전시장에서 개막된 이래 인천시민을 비롯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피카소의 고향인 스페인 말라가시의 피카소재단 생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특별 컬렉션 300여점이 전시되었다. 전시 규모로도 유례가 없거니와 아시아 순회전시회를 인천에서 처음 시작하였다는 의의도 크다. 9월 22일까지 개최될 인천전시회는 피카소의 유작 중에서 판화, 일러스트, 도자기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피카소의 화풍과 예술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이번 전시에 일반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대표작이나 유화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오히려 그점 때문에 피카소가 얼마나 다양한 미술 장르에서 활동하였는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여 그의 천재성을 발휘하였는지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세계적 규모의 피카소 전시회 개최는 대형 전시회의 인천 개최를 기다려온 인천시민들에게는 뜻밖의 '안복(眼福)'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서울이나 타 도시에는 거의 매년 개최되는 대형 전시회를 인천시민들은 접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대형전시를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미술전문기관과 전시시설의 부재 탓이다. 부끄럽게도 인천은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시립미술관을 갖추지 못한 유일한 도시이다. 인천시가 문화도시를 표방하며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미술관 건립사업은 2년전 부지선정 관련 설명회를 한 이래 감감무소식이다. 미술인들을 비롯한 인천문화인들은 시립미술관건립사업에 대해 인천시의 추진 의지는 없는데 시장후보들만 '단골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업이라고 체념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시립미술관이 지역 문화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절대적이다. 인천시는 시립미술관 건립을 차일피일 미룰 것이 아니라 관련된 추진 상황을 밝히고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시립미술관이라고 해서 크고 웅장한 전시관만 능사는 아니다. 수도권의 대형 전시장을 감안한다면 규모보다는 미술관 특성화 전략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운영 조직과 기구를 내실 있게 꾸리고 기존의 전시시설을 연계 활용한다면 재정투입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시민들도 '인천에서' 규모와 내용을 갖춘 전시회와 미술 문화행사를 접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