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portal)의 사전적 의미는 '입구'또는 '관문'. 포털사이트는 집으로 들어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현관처럼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때 가장 먼저 연결되는 사이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포털사이트는 네이버(NAVER). 검색점유율은 무려 76.5%다. 2위인 다음의 14.11%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절대적이다. 업체들이 네이버를 선점하려고 목숨을 걸다시피하는 것은 '접속횟수=광고=돈'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선점하면 산술적으로 다음보다 5배의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요즘 이 네이버가 도마에 올랐다.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직접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을 꼭 빼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로 인해 피해를 본 사업자들은 "네이버라는 관문을 지나서 갈 수 있는 곳은 '네이버의 가두리 양식장'"이라며 지난해 3월 네이버가 신규사업으로 뛰어든 '샵N'의 불공정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슈퍼 갑'인 네이버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할 모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네이버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플랫폼사업자(네이버)가 인접한 산업을 지배하면서 혁신경쟁을 저해하는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네이버를 비난하고 나섰다. 정치인들도 칼을 들었다. "대형 포털 업체들이 콘텐츠 제공업체를 상대로 단가를 후려치고, 이 구조를 그대로 두고는 한국의 잡스, 저커버그, 스필버그는 탄생할 수 없다"(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실상 공룡에서 괴물로 진화하기 일보 직전인데 이와 관련해서 일정한 규제와 공정성 확보가 필요하다."(전병헌 새누리당 원내대표)
그러나 구글, 야후의 가공할 공격을 막아낸 토종 포털 네이버에 대한 동정표도 만만치 않다. 포털의 시장 점유율은 이용자 선택의 결과며 과도한 시장 규제로 인한 부작용은 누가 책임지냐는 여론도 뜨겁다. 강제적으로 네이버의 점유율을 낮출 수도 없으려니와 설사 그렇게 한다 해도 후유증이 클 것이란 주장이다. 과연 공룡은 쓰러질 것인가.
/이영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