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논현구역(한화지구)의 사업시행자였던 한화로부터 기부채납받아서 2011년 11월 개관한 남동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의 공연 편의시설 증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역내에서 일고 있다.

시설 증축에 대한 추가경정예산 사용 승인을 요구하는 회관측과 예산 남용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 남동구의회의 몇몇 의원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14일 회관 관계자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공연자들의 편의를 위해 공연장과 다른 층에 위치한 분장실과 연계될 수 있는 승강기가 있어야 하지만 없다"며 "비좁게 설계돼 제 역할을 못하는 무대 장치 반입용 화물 승강기를 승객용으로 변경해 공연자들이 사용하고, 공연장 뒷면을 터서 무대장치 반입구로 개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800석을 갖춘 대공연장과 200여석 가량의 소공연장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부대시설이 크게 부족한 회관은 현재 유아와 어린이들을 위한 뮤지컬 등 소규모 공연만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꾸준히 요구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장애인 공연자(단체)는 출연자 분장실에서 무대까지 이동권이 확보되지 못해 무대에 오를 수도 없다. 회관은 지난해 9월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를 선보였다.

당시 공연과 관련된 대형 무대 시설물이 화물 승강기에 들어가지 못해서 계단을 이용해 공연장까지 옮겨졌다. 작업자들의 노력과 함께 무대 설치 시간이 3~4배로 늘었다.

이같은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선 8억원 가량이 든다고 회관은 보고 있다. 또한 국가적 시책으로 인해 주파수 대역이 달라지는 공연장 무선 마이크 시스템의 교체 비용은 2억원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때문에 회관은 도합 10억원의 예산 사용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회계 예산인 10억원은 회관의 기부채납 당시 구의 인수위원회가 무대장치 반입구 개보수 비용 등으로 요청해 한화측에서 받아낸 것이다.

구의 몇몇 의원들은 무선 마이크 시스템의 교체 비용의 승인은 가능하지만, 시설 보완 부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개관 첫 해 6억5천만원을 사용하는 등 지난 6월까지 39억여원 상당의 예산이 쓰였지만, 수익은 고작 1억6천만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구의 한 의원은 "투입된 예산에 비해 운영 실적이 형편없다"면서 "구의 문화 관련 예산이 너무 한 곳으로 쏠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관측은 "예산의 대부분은 무대 공연 행사 장비와 조명 장비, 음향 장비 등을 마련하거나 각종 시설을 개·보수하고 자산을 취득하는데 사용됐다"며 "지금까지 실질적인 회관 운영비는 3억6천만원 정도다"고 설명했다.

지역 문화계의 한 전문가는 "수익과 공익을 함께 모색하는 공공 예술회관이 운영비 중 20% 정도의 이익만 올려도 성공적인 경영을 했다고 할 수 있다"며 "층간 소음으로 인해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을 동시에 운용하지도 못한 회관은 '허점투성이'인 기부채납 문화시설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홍현기기자